【월드경제신문】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우리나라 규제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보다 더 많다고 토로했다.

출입기자단과 가진 신년 인터뷰 자리에서다. 박 회장은 또 “중국에서 가능한 일이 우리나라에서 규제 때문에 불가능하다면 그게 과연 옳은 규제인가”라고도 했다. 전국 17만 상공인을 대표하는 대한상의 회장이 이러한 발언을 쏟아낸 것은 정부의 기업 규제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서였을 것이다. 작심하지 않고서는 하기 어려운 말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국회에 대해서도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발이 아플 정도로 국회를 찾아다녔지만 별무신통(別無神通)이었다는 것이다. 20대 국회 들어서 발의된 기업 관련 법안 1000여건 중 670여건이 규제 법안이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세계 추세와 거꾸로 가는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정부의 규제가 기업을 옥죄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박 회장이 아니더라도 정부의 지나친 규제에 대한 문제점은 그동안 수도 없이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이를 실천하려는 정부의 의지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국회 또한 오불관언(吾不關焉)의 태도로 일관했다. 이렇다 보니 우리 기업들은 규제에 발목이 잡혀 대외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고 아우성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실정이다. 절박한 심정은 이제 절망감으로 넘어가는 단계까지 왔다.

지금 세계 각국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기업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없애는데도 적극적이다. 박 회장 말마따나 지금 우리 경제는 변화를 이뤄내야 할 ‘골든타임’을 맞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규제에 막혀 제대로 운신할 수 없다면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같은 혁신 분야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 시기를 놓치면 우리에게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사회주의 중국보다 규제 더 많다는 지적이 갖는 의미는 자명하다. 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도 지금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