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자세로 임원실에 앉아 있는 남성의 모습. 풀려있는 수갑의 모습이 '무색해진 징계 처분'을 나타낸다.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자료입니다. Bing 이미지 생성기를 이용해 제작했습니다.
편안한 자세로 임원실에 앉아 있는 남성의 모습. 풀려있는 수갑의 모습이 '무색해진 징계 처분'을 나타낸다.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자료입니다. Bing 이미지 생성기를 이용해 제작했습니다.

[월드경제=유상석 기자] 1000억원대 파생상품 손실로 징계 퇴직한 우리은행 임원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사에서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며 강도 높은 조직 혁신을 내세운 게 불과 지난해 3월. 임 회장의 이같은 신상필벌 의지가 1년 만에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15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우리PE자산운용 대표에 강신국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부행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강 전 부문장은 이달 말로 예정된 우리PE자산운용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 후 공식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문제는 강 전 부행장이 파생상품 손실사고로 징계를 받고 지난해 12월 퇴임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962억원의 파생상품 손실과 관련해, 사건 당시 자금시장그룹장이었던 강신국 부문장에게 지난해 11월 '견책' 처분을 내렸다.

당시 손실은 ELS(주가연계증권)상품 관련 파생상품 운용 과정에서 주식옵션 변수 데이터(헤지포지션)에 대한 잘못된 평가방법을 적용한 탓에 발생했다. 이를 뒤늦게 인식해 962억원의 평가손실을 지난해 6월 반영했다. 이 손실의 상당 부분은 강 전 부문장이 자본시장그룹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에 발생했다.

금융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이와 관련해 "손실 규모가 이례적으로 커 사실상 회복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리스크 관리도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사건으로 강 전 부문장과 함께 이문석 전 우리은행 부행장도 ‘주의’ 처분을 받고 지난해 말 인사에서 교체됐다. 

이런 이 전 부행장 역시 우리은행 관계사인 윈피앤에스(P&S) 대표로 사실상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금융권에서 나온다. 

파생상품 손실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인사들이 지난해 말 물러나면서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임종룡 회장이 강도 높은 쇄신과 신상필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자회사 대표로 복귀하면서 "신상필벌을 가장한 전관예우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