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이현수 기자] 서학 개미들의 희망, 테슬라가 맥없이 주저앉고 있다.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가 테슬라의 전기차를 더이상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힌데 이어 미국 월가에서 올해 테슬라 인도량 전망치를 낮추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는 것.

화제가 끊이지 않는 일론 머스크의 리스크도 한 몫했다는 분석에 국내 전기차 관련주까지 동반 하락하는 모양새다.

테슬라 주가는 5일 뉴욕증시에서  3.65% 내린 181.06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6.8%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줄였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5월 19일(180.14달러) 이후 약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27.12% 떨어진 상태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7914억1000만달러(약 1057조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5766억4000만달러(약 770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테슬라는 미국 상장기업 시총 순위에서 통신용 반도체기업 브로드컴(5820억달러)에 밀려 10위로 떨어졌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는 올해 테슬라의 주당순이익(EPS)이 3.08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의 3.12달러에 비해 1% 낮은 것이며 최고치를 기록한 2022년의 4.07달러 대비 23%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테슬라의 EPS가 4.24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지난해 말의 전망치인 5.27달러와 작년 2월에 내놓은 예상치인 6.90달러에서 대폭 축소된 것이다. 

또한 이날 테슬라의 생산량과 인도량 전망치도 내리면서 실적 추정치도 하향조정했다. 테슬라는 올해 193만대의 전기차를 인도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테슬라는 약 180만대를 인도했는데 이는 2022년 대비 약 40% 증가한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024년에는 차량 생산 성장률이 2023년에 달성한 성장률보다 현저히 낮을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날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가 테슬라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보도도 테슬라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일간지 '한델스블라트'는 SAP가 테슬라의 거듭된 전기차 가격 인하로 자사 구매 계획이 복잡해지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테슬라 차량 구매를 중단해 직원들에게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머스크를 둘러싼 각종 논란도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월스트리트 저널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전현직 이사들과 불법 마약을 복용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회사의 이사들은 머스크의 불법 마약 복용 실태에 대해 알았지만 머스크와 개인적인 친분과 재정적 고리로 연결돼있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편 테슬라 주가 하락에 6일 국내 이차전지 관련주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에코 삼형제와 더불어 포스코 홀딩스, LG에너지 솔루션등 관련주도 2-5%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