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제25대 농협중앙회장 당선인 ⓒ 농협중앙회
강호동 제25대 농협중앙회장 당선인 ⓒ 농협중앙회

[월드경제=유상석 기자] 차기(제25대) 농협중앙회장에 강호동 경남 합천군 율곡농협 조합장이 당선됐다. 

농협중앙회는 25일 진행된 회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강 당선인이 총 투표수 1245표 가운데 781표(득표율 62.7%)를 얻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2위인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을 압도적인 표차(317표)로 따돌렸다.

강 당선인은 지난 1987년 율곡농협에 입사한 뒤, 1997년 상무이사를 거쳐 2006년 율곡농협 조합장에 올랐다. 

5선 조합장인 강 당선인은 2020년 농협중앙회 선거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전국적 인지도가 다른 후보들보다 높다.

'농촌농협' 조합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회장에 도전해온 강 당선인은 지역 농·축협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무이자 자금 규모를 2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공약으로 세몰이를 했다.

강 당선인은 또, 상호금융 독립법인화 추진을 공약했다. 특히 '금융지주 농·축협 공개'를 통해 중앙회가 가진 금융지주 지분에 농·축협이 2대 주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 당선인은 금융지주와 농·축협 간 사업경합 문제 해결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은행과 농협 지점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서로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을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것으로 판단하는 것. 농·축협이 금융지주 경영에 참여하면 사업경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강 당선인의 주장이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졌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990년 민선이 도입되면서 직선제로 치러지다가 도중에 대의원 간선제로 바뀌었고, 2021년 농협법 개정으로 다시 전체 조합장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바뀌었다.

‘농심(農心)’을 대변하는 자리인 만큼, 이번 선거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관심을 모았다. 1차 투표에선 중도 사퇴자를 제외한 후보 7명이 경합했다. 강 당선인이 48.8%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에 미달해 2차 결선 투표를 이어갔고, 결국 강 당선인이 승리를 차지했다. 이성희 현 회장과 경쟁한 2020년 선거에 이어 두 번째 도전한 끝에 당선됐다. 강 당선인은 8년 만에 등장한 영남권 출신 회장으로도 이름을 올리게 된다.

강 당선인은 "압도적인 지지는 농협을 변화시키고 농업인이 처한 어려움을 개선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서 "꼭 약속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농협이 주인이되는 농협중앙회를 만들겠다"며 "다른 여섯 후보의 공약도 받아들이고 농협을 더욱 발전 시키겠다. 확실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당선인은 오는 3월 회장으로 취임한다. 비상근직으로 임기는 4년 단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