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떠나 일본 모여드는 외국인 투자자

[월드경제=이현수 기자] 새해 들어 일본 증시가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주식의 시가총액이 3년 반 만에 아시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약 34년 만에 35,000선을 돌파하며 35.049.86으로 장을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보다 1.5%(13조엔) 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달러로 환산했을 때 6조3천200억 달러에 해당한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닛케이지수가 35,000을 넘어선 것은 199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시총은 6조2천700억 달러로 도쿄증권거래소가 2020년 7월 이후 약 3년 반 만에 시총 기준으로 아시아 1위를 다시 차지했다.

세계증권거래소연맹에 따르면, 월간 기준 도쿄가 상하이에 추월당한 때는 2020년 7월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3년 6개월 만에 도쿄가 상하이를 월간 기준 시가총액에서 앞서는 셈이다.

다만 중국은 상하이 이외에도 홍콩과 선전 등의 주식시장을 합치면 여전히 일본을 앞지른다.

도쿄증시가 새해들어 오름세를 보이는 데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이 중국을 떠나 일본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과 일본의 증시 시가총액은 두나라 경제성장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감이 반영돼 왔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중국 전체 주식시장은 일본을 넘어섰는데, 중국은 2010년 처음으로 경제규모가 일본을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달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일본 주식에 대한 매수 우위 의견이 강했다고 밝혔다.

도쿄증시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아직 일본 주식을 본격적으로 사들이지 않은 투자자가 많다"며 "해외 투자자금이 신규로 도쿄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일본 주식시장이 주목받는 데는 중국 증시의 상대적 침체와도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의 중국 본토 주식매매 현황을 보여주는 홍콩증시를 경유한 상호거래(선강퉁, 후강퉁) 규모는 지난해 8월 896억위안(약 125억달러) 순매도 추이를 보여 제도를 도입한 2014년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폭을 보였다.

이같은 추세는 새해들어서도 10일까지 91억위안(약 12억7000만달러) 순매도 추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