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장기 침체,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져"

ⓒ Image by moerschy on Pixabay
ⓒ Image by moerschy on Pixabay

[월드경제=유상석 기자] 중국 정부의 부양조치 등 영향으로 중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위험)이 다소 완화됐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다만, 부동산 부문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고, 부동산 개발기업들의 디폴트 리스크(채무불이행 위험)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2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자료집 '해외경제포커스 - 중국의 부동산경기 상황 및 정부 부양책에 대한 평가'를 공개했다.

중국 정부는 2분기 이후 경기회복세 둔화에 대응해 부동산시장 부양조치를 추진하고, 통화·재정정책도 추가로 완화한 바 있다. 최근에는 선수금 비율·모기지금리 인하, 주택구입제한 완화, 대도시 빈민촌 재개발 계획 발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전기차·가전제품 구매 지원, 개인소득세 공제 등을 통한 민간수요 확대 대책도 내놓았다.

한국은행은 중국 정부의 이같은 대책으로, 소비와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경절 연휴 기간 중 여행·외식 서비스 판매가 양호한 회복세를 보였고, 최근 들어 재화소비를 중심으로 소매판매도 개선세를 나타냈으며,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6개월 만에 기준치(50)를 상회(8월 49.7 → 9월 50.2)하는 등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은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 회복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택가격, 신규착공 및 투자 모두 감소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요 부양조치가 실제로 시행된 국경절 연휴 기간 이후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라, 10월 들어서도 신규 주택 판매가 여전히 과거 수준을 밑도는 등, 회복 조짐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 '비구이위안', '위안양' 등 부동산 개발기업의 유동성 리스크가 추가로 부각되고, 부동산 부문에 대한 익스포저가 높은 중롱신탁(Zhongrong Trust)의 신탁상품 환매도 연기되는 등 부동산경기 침체의 영향이 금융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중국 부동산 경기의 향방과 정책적 대응에 따른 파급영향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