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이현수 기자] 일본 엔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 이른바 ‘엔테크’ 수요가 엔화 예금으로 최근 한달 동안 1조원이 훨씬 넘을 정도로 집중되고 있다. 엔화 예금은 3개월 연속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7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엔화 예금 잔액은 83억 1000만 달러(11조 3000억원)로 한달 동안 8억 3000만 달러(1조 1000억원) 증가했다.

엔화 예금 잔액 규모는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는 엔화 예금 규모가 처음으로 8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엔화 예금 규모가 8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대치는 한달 전인 6월말(74억8000만달러)이었다. 한달만에 최대치를 다시 경신한 것이다. 다만 증가 폭은 12억3000만달러에서 8억3000만달러로 소폭 줄었다.

엔화 예금 규모는 올들어 지난 4월까지 감소하다가 6월부터 석달 연속 증가했다. 원·엔 환율이 이 기간 하락하면서 엔화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으로 파악된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지난달 평균 910원9전을 기록했다. 지난 4월 990원69전에서 석달만에 80원60전(8.1%) 내렸다. 일본 중앙은행(BOJ)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7월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은 6월보다 51억 7000만 달러 증가한 1050억 달러로 집계됐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과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이다.

미 달러화 예금은 878억 6000만 달러로 6월 대비 44억 2000만 달러 증가했다. 일부 기업의 해외 자금조달 등으로 증가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반면 유로화 예금은 7000만 달러 줄어든 60억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