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이현수 기자] 러시아 중앙은행이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8.5%에서 12%로 인상했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가 30% 급락하며 최저치를 경신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15일 전일 루블화·달러 환율이 100루블선을 넘자 긴급 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지난달 7.5%에서 8.5%로 인상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더욱 큰 폭으로 올린 것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루블화 가격 안정성의 리스크를 제한하기 위해 취해졌다" 면서 "물가가 현재 속도로 계속 상승할 경우 2024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중앙은행은 "목표 대비 실제 및 예상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해 추후 기준금리에 대한 추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기준금리 결정일은 9월 15일이다.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여파로 수출이 줄고 수입은 늘어나는 한편 군사비 지출이 늘면서 올해 들어서만 30% 하락했다. 긴축 통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7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대비 4.3%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스튜어트 콜 런던 에퀴티 캐피털 경제학자는 "이러한 루블화 가치 하락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위험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비용에 대해 러시아 국민에게 보내는 신호이기도 하다"며 "오늘의 결정에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요소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