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이현수 기자] 지난 7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보다 약간 더 올랐지만 물가상승 둔화 압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3%)를 소폭 밑도는 수치다.

6월 상승률(3.0%) 대비 상승률이 다시 조금 증가했지만 지난 6월 물가상승률 둔화 폭이 워낙 컸던 점을 고려하면 물가상승률 하락세가 상승세로 반전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앞서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5월(4.0%) 대비 상승 폭이 1%포인트나 둔화했다.

이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은 영향이 컸다.

물가상승률 둔화세 지속은 전월 대비 상승률과 근원 CPI 지표에서도 뒷받침된다.

실제로 전월 대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로 6월 상승률과 동일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7%로 6월(4.8%) 대비 증가세가 약해져 물가 상승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월 대비 근원 물가 상승률은 6월과 같은 0.2%를 나타냈다.

7월 물가상승은 주거비용 상승이 원인으로 전월보다 0.4% 올랐다.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3% 올랐고,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번 7월 물가지표는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상승 압력 둔화세가 지속되고는 있지만 연준이 가까운 시일 안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는 것은 갈 길이 먼 과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7월 금리 인상으로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5.25∼5.50%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