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략 무기화 움직임 강화

우리나라 대중국 영구자석 수입액 및 비중 (단위: 백만달러, %) [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우리나라 대중국 영구자석 수입액 및 비중 (단위: 백만달러, %) [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월드경제=김헌균 기자] 전기차 생산의 핵심원료 중 하나인 희토류의 대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전기차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구동모터에 핵심 부품으로 쓰이는 희토류 영구자석의 수입액이 전년 대비 67.3%가 증가한 6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인 가운데 이 중 중국에서 수입한 비중이 87.9%나 차지하고 있는 것.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0일 발표한 '희토류 영구자석의 공급망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세계의 92%를 생산하고 있는 네오디뮴 영구자석(NeFeB)의 수요가 2020년 12만톤에서 2050년 75만 톤으로 6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희토류 영구자석 중에서도 가장 강한 자력을 지니고 있어 전자제품의 효율성 제고와 소형화, 경량화 소재로서 주목받고 있는데, 다만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높은 온도에서 자력을 상실하는 특성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디스프로슘(Dy), 터븀(Tb) 등 중희토류를 첨가하는 공정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중희토류가 거의 전량 중국에서만 생산되고 있어 중국의 희토류 영구자석에 대한 생산과 수출 통제 강화에 따라 공급망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2010년대 이후 희토류 관련 기업 국유화를 지속 추진하고 지난해에는 '수출 금지·제한 기술 목록' 개정안에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 기술을 추가하는 등 전략 무기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주요국들은 항공, 방산 등 안보와 관련된 영역을 중심으로 영구자석의 공급망을 자국 내에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우리처럼 희토류 자원이 거의 없는 일본은 최근 자국 내 해저 희토류 채굴을 위한 기술 개발과 호주 희토류 기업인 라이나스와 중희토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조달처 다변화에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대중국 희토류 의존도는 2016년 42.3%에서 지난해 31.1%로 낮아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영구자석의 대부분을 중간재 형태로 수입해 절단·가공·표면처리 등 후공정을 시행하고 있어 중국 의존도가 심화되어 왔다. 최근 들어 영구자석 생산 전 공정 내재화를 위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박가현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희토류 영구자석의 안정적 공급은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등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하며 "희토류와 관련된 기술우위 확보, 대체·저감기술 개발, 재활용 활성화 등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고, 해외 광물자원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