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age by xb100 on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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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경제=유상석 기자] 미국 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인수·합병(M&A) 활동이 1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고조와, 이로 인한 규제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간으로 3일, 금융정보업체 딜로직(Dealogic)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중국 기업 등의 M&A 투자액은 2억 2,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34억달러에 비해 급감했다. FT는 "2006년 이후 17년 만에 투자 속도가 가장 느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기업이 서구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량 역할을 했던 금융 분야에서 지정학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을 내놓았다. 미중 관계는 올해 2월 정찰풍선 사건으로 더욱 나빠졌다. 이후, 미 의회는 미국 반도체 기술에 중국의 접근을 추가 제한하는 제재안을 내놓았고, 중국도 반도체 및 태양광 패널의 핵심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규제로 맞섰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중국의 M&A 활동 저조 현상은 다른 지역에도 나타난다. 중국이 올해 해외 M&A에 투자한 금액은 122억달러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되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도 급감한 것이다. 지난 2016년 중국의 아웃바운드 M&A 투자 규모는 2,120억달러였고,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과 관계가 악화한 이후인 2019년에도 해외 투자액이 540억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FT는 "해외 투자가 위축되면서, 중국 내부에서의 M&A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엔 해외로 빠져나갔던 자금이 중국 내부로 몰렸다는 것이다. FT 보도에 따르면, 올해 중국 본토에서 이뤄진 M&A 거래 규모는 총 270억달러로 2015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