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김헌균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5%에서 1.4%로 또 한번 내렸다. 지난 4월 전망치를 1.7%에서 1.5%로 0.2%포인트 하향한데 이어 3개월 만에 또다시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이번까지 IMF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7월부터 5차례 연속 낮춘 반면 미국과 일본, 유럽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일제히 올렸으며,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도 종전보다 높였다. 

기획재정부는 25일 IMF가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세계경제전망(WEO) 업데이트'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지난 4월 전망(2.8%)보다 0.2%포인트 높다. IMF는 매년 1월, 4월, 7월, 10월에 세계경제전망치를 발표한다. 4월과 10월은 전체 회원국 대상으로 전망치를 내고 1월과 7월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 30개국 대상 수정 전망치를 공개한다.

IMF는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 타결과 실리콘밸리 은행, 크레딧스위스 사태가 진정되면서 금융 시장이 전보다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종식으로 관광을 비롯한 서비스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한 점도 세계 경제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1.6%→1.8%), 영국(-0.3%→0.4%), 일본(1.3%→1.4%)은 기대 이상의 1분기 소비·투자실적을 기록해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됐고, 이탈리아(0.7%→1.1%), 스페인(1.5%→2.5%)도 관광업 수요 회복에 힘입어 전망치가 올라갔다.

반면 독일(-0.1%→-0.3%)은 제조업 부진과 저조한 1분기 실적의 영향으로 하향 조정됐다.

한국은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 등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며 경제 전망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면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달에도 수출은 20일까지 15%넘게 줄어들었으며,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IMF는 현재 세계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회복하고 있으나 여전히 위험 요인이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물가 상승률은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근원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아 긴축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더불어 금융시장 위험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중장기적 재정 건전성 확보, 노동시장 유연화, 탄소 중립 실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