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이현수 기자] 국제유가가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속에 3개월 만에 최고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다. 석유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됐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가파른 유가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나 글로벌 경제가 극심한 경기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려는 신호들이 포착되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원유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17%(1.67달러) 상승한 78.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4월24일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9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20%(1.78달러) 오른 82.74달러에 마감해 지난 4월19일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올해 3분기에 역대 최고치인 원유 수요로 상당한 규모의 공급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며 "브렌트유가 현재 배럴당 80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인데 연말에는 86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 수요가 원유 가격을 단기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주된 요인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회복이 힘든 경제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내수 부양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의 석유 수요가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기반 시설 공격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인한 불확실성도 국제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

세계석유시장이 중국과 인도 수요 증가로 하반기 가격 상승 등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것.

조지프 맥모니글 국제에너지포럼(IEF) 사무총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장관 회의 부속 회담에 참석한 후 "석유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됐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한바 있다.

그는 "올해 하반기에 공급 유지와 관련해 심각한 문제를 갖게 될 것"이라며 "유가를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요인은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뿐"이라고 말했다.

맥모니글 사무총장이 꼽은 석유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과 인도의 수요 증가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두 나라가 올해 하반기에 하루 200만 배럴의 새로운 수요 증가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 이라며 "재고가 가파르게 줄어들며 이는 수요가 확실하게 증가한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공급과수요 간 불균형이 커지면 OPEC+(플러스)가 행동에 나서고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전망이다.

OPEC+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다른 주요 산유국이 국제유가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목적으로 결성한 협의체다.

맥모니글 사무총장은 " OPEC+는 수요가 증가한다는 뚜렷한 신호를 보고 싶어 할 것" 이라며 "액화천연가스(LNG) 시장도 지난 해 따뜻한 겨울 덕분에 유럽 시장이 안정됐지만 앞으로의 겨울은 험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