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위한 임금 이중구조 개편 방안 논의 본격 시작

월드경제신문 김창한 기자정부가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과제 중 하나인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용노동부는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임금의 공정성 확보와 격차 해소 등 이중구조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 등 임금 문제를 총괄하는 중심 논의체 상생임금위원회를 발족하고, 세부 논의과제와 향후 일정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임금체계는 여전히 연공성이 강하다. 특히 노조가 있는 대기업에서 연공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인사·노무 역량이 취약해 61%가 임금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근속 1년 미만 대비 3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2.87배에 달한다. 일본의 2.27, 유럽연합(EU) 15국 평균 1.65배에 비해 격차가 훨씬 크다.

호봉급 도입 비율은 10~29인 사업장은 42.4%인데 반해 300인 이상 사업장은 62.3%에 달한다. 또한 노조가 있는 경우는 69.4%이나 노조가 없는 경우는 30.7%에 불과한 실정이다. 게다가 중소기업·비정규직 임금은 대기업·정규직 임금의 45% 수준으로 IMF 이후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임금체계는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조직화된 근로자들에게는 과도한 혜택을,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는 일한 만큼 보상받지 못하게 해 노동시장 내 격차를 확대하는 등 이중구조를 고착화하는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노동부는 분석했다.

더구나 저성장·고령화 시대에 과도한 연공성은 고령자의 계속고용을 저해하는 한편 기업의 신규 채용 여력을 줄이고, 공정성에 민감한 청년들의 반감을 일으켜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는 등 다양한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생임금위원회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결하는 중심 추진체계로서 단순히 임금체계 개편 등 임금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임금을 매개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제도 개편 방안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상생임금위원회는 앞으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구현을 위해 원·하청 간 임금 격차가 심각한 업종에 대해서는 임금 격차 실태를 조사해 그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결과를 공표하기로 했다.

미국 등 해외의 임금 투명성 정책, 임금 차별 방지 정책 등을 분석하고 도입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임금체계 개편 확산을 위한 인센티브로서, 임금체계 개편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각종 지원금 우선 선정 등 구체적 지원방안도 모색하고, 중소기업 대상 임금체계 구축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업 상생협의회와 같이 원·하청 노사가 협력해 연대임금·공동노사훈련 등 상생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업종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원·하청 상생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확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한 임금격차 해소 및 임금체계 개편 등에 대한 종합 대책을 담은 상생임금 확산 로드맵을 마련, 발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상생임금위원회는 현장 방문, ··전문가 간담회, 청년 간담회, 토론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적극 청취해 반영하고, 주요 논의 의제에 대해 분기별로 권고 또는 발표하기로 했다.

이재열 교수는 우리 노동시장은 노동법제와 사회안전망으로 보호받는 대기업·정규직 12%와 보호에서 배제된 중소기업·비정규직 88%의 임금 격차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근로자들의 소득·사회안전망·능력개발 등 일자리의 모든 부분을 제약하고 청년들의 희망을 박탈하므로 위원회에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식 장관은 이중구조 개선은 그간 소외되었던 근로자들과 미래세대인 청년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자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의 궁극적 목표라면서 임금 격차는 이중구조의 바로미터이며 노동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임금이 이중구조의 해소의 핵심고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도 위원회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으며, 위원회 활동을 통해 이중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상생과 연대의 노동시장에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