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관련 데이터 독점 등 다양한 경쟁법적 이슈 논의

【월드경제신문 김창한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6일 오후 한국공정거래조정원 회의실에서 고려대학교 ICR센터와 공동으로 ‘인앱결제 정책의 경쟁법상 쟁점’이라는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현장에는 발표자, 토론자 등 최소한의 인원만 참여한 가운데 경제학, 법학 전문가들이 참여해 구글 인앱결제의 문제점, 경쟁법상 쟁점, 데이터 이슈 등에 대해 다양한 시각에서 깊이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최근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으로 인해 앱 개발자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다양한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미국, EU 등에서도 경쟁법 위반 조사와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인앱결제의 문제점과 경쟁법적 쟁점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가진 경제학, 법학 전문가들의 깊이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아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 아울러, 인앱결제 관련 외국 소송 동향도 함께 파악하기 위해 에픽게임즈 소송 대리를 맡고 있는 Ashwin van Rooijen 변호사가 화상으로 참여해 관련 동향도 발표했다.

이황 교수는 이용자가 앱을 다운로드하는 순간 앱마켓을 통한 거래는 종료되므로, 인앱구매는 앱마켓 영역 외의 거래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앱마켓 영역 외의 거래인 인앱구매까지 앱마켓 사업자가 자사 결제시스템을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주진열 교수는 인앱결제 시스템은 앱 개발자의 무임승차를 방지하고 중개 거래에 대한 대가를 징수하기 위한 정상적인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이러한 수수료 수취를 금지하면 중개 거래 플랫폼의 존립이 어렵고 앱마켓 생태계가 붕괴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김종민 교수는 원스토어 사례 등을 들어서, 앱마켓 사업자가 인앱결제가 아닌 외부결제를 허용하면서도 앱 개발자로부터 수수료를 수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종민 교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의 앱 배포시장’으로 시장을 획정하고 구글이 해당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분석했다.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전세계 시장 기준 90% 이상, 국내 시장 기준(애플 제외) 80% 이상이다.

또한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가 인앱결제 시장에서 외부 PG(Payment Gateway)사를 배제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경쟁법상 끼워팔기 또는 배타조건부 거래에 해당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PG사는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허가받아 앱 개발자 등에게 결제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이다.

이황 교수는 앱마켓 입점서비스와 결제시스템 제공 서비스는 별개의 상품으로 봐야하며,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은 이러한 별개의 상품을 끼워파는 행위라고 보았다. 또한 인앱결제 강제에 대해서 구속조건부 거래, 거래상지위 남용(구입강제, 불이익 제공 등) 등의 불공정거래행위 조항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반면에 주진열 교수는 구글의 행위로 인해 다른 앱마켓 사업자가 배제됨으로써 경쟁이 제한되는 위험성이 있는지는 구체적 증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 면에서는 무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른 한 면에서는 가격을 부과하는 양면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구글의 앱마켓 수수료가 과도한 독과점 이익인지도 불분명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종민 교수는 인앱결제를 강제하게 되면, 앱마켓 사업자가 수수료 수취에 필요한 데이터 범위를 넘어서 소비자의 다양한 거래·결제 데이터를 수집하게 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황 교수는 구글이 이와 같이 축적한 데이터를 인터넷 검색, 앱 개발, 광고 등 인접 시장에서 수익증대, 경쟁제한, 거래상 지위의 형성·강화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번 토론회는 그간 인앱결제의 단편적인 문제제기를 넘어서 결제시스템 시장에서의 영향, 데이터 독점 이슈 등 다양한 관점에서 깊이 있는 경쟁법적 이슈를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에 공정위는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향후 법 집행 및 제도 개선 등에 소중한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