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서 투자자 라운드테이블 개최 및 국제신평사 무디스와 면담

▲김용범 기재부 1차관(사진=기획재정부)

【월드경제신문 김창한 기자】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런던에서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에 대해 "농산물 작황 호조, 유가 하락 등 공급측 요인과 복지 정책 등 정책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일시적 현상이며, 디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기재부 차관은 3일 12시(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투자자 라운드테이블(IR)’을 개최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에는 런던 소재 자산운용사 및 투자은행 등에서 30여 명의 투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경제 현황과 정부의 정책방향 등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 차관은 '지속적인 복원력과 경제활력 제고' 라는 주제의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최근 한국 경제가 높은 대외 불확실성과 대내 구조적 변화의 이중고(double whammy)에 직면해 있으나, 이러한 도전을 잘 극복해 나갈 것" 이라고 피력했다.   

이날 김 차관은 다음 6가지를 강조했다. △한국 경제는 양호한 대외․재정건전성 등 외부 충격에 대해 강한 복원력(resilience)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적극적 재정 운용과 투자 확대․내수 활성화 등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하며 △수출 국가․품목 다변화, FTA 확대 등을 통해 美中 무역갈등에 대응하는 한편, 日 수출 규제의 경우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외교적 해결 노력과 함께 단기 공급 안정화,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등의 경제적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주력 제조업 및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 생태계 조성 및 창업 촉진, 규제 개혁 등을 통해 혁신성장을 가속화하며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시키며 △인구구조 변화 대응, 사회 안전망 확충 등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

특히, 김 차관은 "한국은 과거 1997년과 2008년 두 번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경험과 충분한 정책여력을 바탕으로 최근의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 잘 대응할 수 있으며, 한국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영위할 수 있도록 경제정책을 합리적이고 신중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김 차관은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을 통해 참석자들의 관심사항에 대해 답변했다. 김 차관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에 대해 "농산물 작황 호조, 유가 하락 등 공급측 요인과 복지 정책 등 정책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일시적 현상이며, 디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재정․통화정책 운영 방향 및 확장적 재정기조에 따른 중장기적 재정 부담에 대해서는 "한국은 충분한 재정․통화정책 여력을 바탕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며 "또한, 중기재정계획상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0%대 중반 수준으로 여전히 OECD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차관은 한국의 혁신성장 추진 방향에 대해 "혁신성장을 위해 D.N.A.(Data, Network, AI)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규제 완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창업 촉진, 우수한 인재 확보 등을 한국의 장점이다"라고 제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번 라운드테이블이 시의적절하게 개최됐고, 한국 정부의 대응 노력을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평가이다. 정부는 이번 라운드테이블에서 보여진 투자자들의 관심사항을 반영해, 10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 예정인 경제부총리의 한국경제설명회를 차질없이 준비할 계획이다.

한편, 김 차관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를 방문해 '이브 르메이' 신흥국 리스크 총괄 임원 등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담당하는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했다.

이번 면담에서 김 차관은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 및 우리 정부의 정책대응 등을 설명하고, 한국 정부의 의지와 정책적 노력이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에 무디스 측은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펀더멘탈이 양호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면서, 이번 면담이 한국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화답했다. 한편, 무디스측은 한국의 확장적 재정정책, 일본 수출규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우선, 한국의 재정 여력이 여타 주요국보다 양호하며, 세계경제 하방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 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 및 대응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했으며, 이에 대해 김 차관은 "일본 수출규제의 직접적 영향이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으나,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 계기로 삼아 예산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가신용등급 상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과거보다 완화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