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 김창한 기자】국내 수출이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대외 여건이 9개월째 악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발표한 '2019년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국내수출은 442억 달러로 지난해 511억8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13.6% 감소했다. 조업일 감소 등 영향으로 8월 수출이 21억3300억 달러에서 18억8100억 달러로 11.8%나 줄었다. 다만, 일본 수출 규제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으로 보인다.
수입은 424억8000만 달러를 기록해 4.2% 감소했고, 반면에 무역수지는 17억2000만 달러로 91개월 연속으로 흑자를 냈다. 정부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대 감소를 보였던 6월 수출(△13.8%)보다 다소 개선된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세계 경기가 둔화됐고 세계 교역도 위축돼 제조업 경기 부진의 악순환으로 수출 상위 10개국 모두 수출이 감소세를 보였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과 교역증가율을 당초 전망보다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8월 수출 물량이 전월에 2개월 연속 증가(+0.1%)했으며, 1∼8월 누적 수출 물량도 증가(+0.7%)하는 등 전체 물량은 견조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반도체(+4.5%)・석유화학(+2.6%)은 단가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물량은 견조한 수준이며 20대 품목 중 8개 물량이 늘었다.
1∼8월 물량은 0.5% 증가했고 반도체・석유화학・자동차・가전 등 주력과 이차전지・화장품 등 신성장품목 물량이 증가하며 20대 중 11개나 증가했고 자동차(4.6%)・선박(168.6%) 등 주력품목과 이차전지(3.6%)・농수산식품(5.7%)・화장품(1.1%) 등 신수출동력품목 호조세를 나타냈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 2017년 6월 이후 최초로 5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선박은 전월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고 신수출동력품목의 경우, 농수산식품과 화장품은 2개월 연속 증가했고 이차전지는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다. 미·중 분쟁 심화로 對中(△21.3%)・對美(△6.7%) 수출은 감소한 반면, 시장 다변화 노력 등 영향으로 신남방(아세안 1.9%)・신북방(CIS 8.8%) 지역은 증가했다.
산업부가 발표한 한·일 무역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7월 1일 일본 수출 규제 발표 이후 3개 수출 규제 품목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결과 현재까지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3개 수출 규제 품목이 지난 7월 전체 對日 수입 41억6000만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 적어, 현재까지 對日 수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예상하고 7∼8월 對日 수출・수입은 감소했으나 2019년 월별 증감률 범위 내 존재하며, 수지 또한 2019년 월별 무역수지 수준으로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7월 누계 對日 수출이 5.4% 감소세인 가운데 8월 수출은 석유제품・석유화학・차부품 등 부진으로 6.2% 감소했고 수입은 우리나라의 對세계 수출 하락세에 따라 對日 소재・부품・장비 수입의 감소세가 지속으로 지난달 수입은 8.2% 하락했다.
무역수지는 2019년 월별 對日 무역수지는 △10∼△20억달러 적자이며, 8월 무역수지도 16.3%로 이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으며 다만, 7월 기준 우리의 對일본 수출이 0.3% 감소한 것보다 일본의 對한국 수출이 6.9%로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나 우리보다 일본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산업부 성윤모 장관은 “최근 미중무역분쟁 심화, 일본 수출규제, 홍콩 사태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가중되어 우리 수출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나, 반도체・석유화학・자동차 중심으로 전체적인 수출 물량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성 장관은 “오는 6일 민관합동 무역전략조정회의를 통해 하반기 수출 총력 지원체계를 재정비하고 무역금융 공급 및 수출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여 수출모멘텀 회복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언급하면서 특히, “최근 확보한 추경 1,168억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하반기 총 119조원의 무역금융을 공급하고, 412회의 해외마케팅・전시회 등 현장 밀착 지원 활동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그동안 무역금융에 99조 원 집행했고, 수출 마케팅 389회 지원, 추경 2333억원 편성 등 우리 기업들의 수출활성화를 위해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성 장관은 “일본 수출규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이라며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예타면제를 통한 대규모 연구개발 자금을 투입하고,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기업과의 인수합병에 무역금융을 지원해 수입선 다변화 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차세대 수출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집중할 계획”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