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정부가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廣州) 공장 건립 승인 여부를 26일 결정한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날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고 LG디스플레이의 중국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LG디스플레이가 공장 승인을 요청한지 5개월 만이다.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에 대형 OLED 패널 공장을 짓기로 하고 산업부에 승인을 요청한 것은 지난 7월이었다. 이는 중국 TV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물론 고급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중국 업체들과의 OLED 기술 격차도 계속 좁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무려 5조원을 투입해 공장을 건립하겠다고 한 것은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중국 업체들에게 밀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였다.

그러나 정부의 승인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LG디스플레이는 당초 9월에 착공하려던 계획을 접어야 했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피가 마르는 하루하루 였을 것이다. 어찌됐던 정부가 해를 넘기지 않고 LG디스플레이의 중국 OLED 공장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승인 늦어진 것은 정부가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OLED는 국가 핵심 기술이다. 그런 만큼 기술 유출 가능성도 우려했을 것이다. 백 장관은 승인 여부에 대해 국익이 판단 기준이라고 한 것은 이러한 고민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지금 승인 여부를 예단할 수는 없다. 다만 지적하고 싶은 것은 기업이 시장 선점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에 정부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금 기업들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으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도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정치적·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은 기업의 임금과 설비투자는 물론 고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백 장관은 기업이 매출을 더 많이 내고 그것을 고용 창출로 연계하는 게 국익이라고 했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정책의 불확실성부터 줄여나가야 한다. 특수한 상황이라는 점만 내세워 정책의 일관성이나 불확실성을 방치한다면 기업의 행보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지금 정부의 중요 정책 과제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다. 이것이 성과를 내기 위해선 기업의 혁신적 동력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정부가 이러한 지적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기업의 고용은 요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