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한국 시각으로 11일 오전 8시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도 오는 18일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고 한다.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알려진 인물이 2009년에 처음 발행한 가상화폐다. 이 가상화폐가 탄생한지 8년 만에 제도권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이는 세계가 가상화폐의 실체를 인정한 일대 사건이다. 앞으로 세계는 가상화폐 유통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 다양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비트코인 광풍(狂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가 휘몰아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의 경우 전 세계 거래의 20% 정도가 원화로 결제되고 있다. 우리의 경제 규모에 비해 과다하다는 평가다.

가격도 국제 시세보다 월등히 높게 형성돼 있다. 이러다 보니 외신들조차 특집기사를 통해 우리의 비트코인 투기 현상을 다룰 정도다.

정부도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고는 있다. 이낙연 총리는 이러한 우리의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 열풍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금융위원회는 비트코인을 파생상품의 기초 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내에서조차 엇박자가 나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사설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투기 자금이 코스닥 거래 대금을 넘나드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비트코인이 시카고옵션거래소를 통해 거래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미 세계가 비트코인을 파생상품 기초 자산으로 인정했다는 뜻이다. 이는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다양한 가상화폐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면 갈수록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상화폐는 탄생 초기부터 논쟁을 불러왔다. 범죄나 테러 자금의 세탁에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비트코인을 제도권 내로 끌어들였다. 머지않아 세계 외환시장의 패러다임에 커다란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향후 가상화폐가 어떠한 변화를 몰고 올는지 지금으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번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이를 증명한다.

정부도 이러한 변화에 따른 영향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시대의 변화에 둔감할 경우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