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롯데그룹 해외법인 계좌흐름 조사 난항?

【월드경제신문 홍수정 기자】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이 해외법인 18%(256곳 중 46곳)를 조세피난처 의심 국가에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검찰이 롯데그룹 해외법인들의 계좌흐름 조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2만기업연구소는 23일 ‘롯데그룹 해외 계열사 현황 분석’ 조사에서 해외계열사가 지난해보다 6곳 많아진 것으로 집계됐고 이중 42.2%인 108곳은 중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유통과 석유화학사업에 집중하는 롯데가 중국을 해와사업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23곳), 미국(17곳), 인도네시아(17곳), 말레이시아(16곳), 카자흐스탄(11곳) 순이었고 46개의 법인은 조세피난처로 의심되는 국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에 따르면 롯데의 해외법인이 있는 조세피난처 의심국은 홍콩(26곳), 싱가포르(9곳), 네덜란드(5곳), 케이만군도(3곳), 룻셈부르크.모리셔스.영국령 버진아일랜드(각 1곳) 등이다.

네덜란드는 전세계적으로 법인세가 낮아 조세피난처로 많은 기업들이 선호하는 곳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호텔롯데는 네덜란드에 출자해 롯데유럽홀딩스를 직접 지배하는 형태로 있고 유럽홀딩스는 다시 러시아에 현지호텔 등 계열사 4곳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실제 러시아에서 하면서 회사는 네덜란드에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 해외법인들은 대체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복잡한 지배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다수의 대기업 등은 조세 피난처 목적으로 홍콩에 해외 법인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홍콩이 아직 우리나라와 조세협정을 맺지 않아 국내 검찰 및 국세청에서 계좌 자료를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그룹 측은 해외법인 일부가 조세회피지역에 있는 것은 대부분 2009년 이후 인수한 해외 회사들이 전부터 이미 운영해왔던 것으로 롯데가 직접 설립해 운영한 회사는 아니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