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월드경제신문 이인영 기자】최근 휴대폰 부품업체에서 일하던 20대 근로자들이 메틸알코올에 중독된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노동단체들이 정부에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양대노총을 비롯해 9개 노동단체들은 “사안의 규모와 심각성을 고려할 때 고용노동부 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광범위하고 철저한 역학조사를 수행하고 실시간으로 국민들과 관련 내용을 의사소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단체들은 “현재 5명에 대한 사고 발생 원인이 공개된 상태가 아니다”며 “이같은 메틸알코올 중독사고가 집중되고 있는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이번 사고는 핸드폰 부품 생산업체 전체의 화학물질 취급관리 부실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정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핸드폰 부품 공급 전체에 대한 화학물질 관리감독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불법파견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안전상 건강상 위험이 존재하는 제조업에서 업무에 대해 숙련되거나 제반 지식을 갖추기 어려운 파견 노동자가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불법파견 실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들 단체들은 사건이 발생한 협력업체의 원청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겨냥해서도 “전자산업 대기업들은 2, 3차 하청을 포함해 모든 핸드폰 부품생산 공정의 화학물질 취급 및 관리 실패를 파악하고 저독성 혹은 무독성 물질로 교체하는 것을 비롯한 화학물질 관리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휴대품 부품업체에서 일하던 20대 근로자 1명이 메틸알코올에 급성중독돼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업체의 사업주는 메탄알코올 사고 당시 경찰조사에서 "지난해 (메틸알코올에서) 에틸알코올로 교체했다"는 허위 진술을 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문제는 메틸알코올에 노출된 사고가 불과 한달 전인 지난 1월 부천 소재 업체 2곳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들 모두 불법파견된 노동자인 것이 드러나 제조업의 불법파견 실태를 보여주기도 했다.

연이은 사건들을 통해 독성물질인 메틸알코올의 위험성이 세상에 다시 한번 알려지게 됐다. 인화성 액체인 메틸알코올은 고농도에 노출되면 두통과 중추신경계 장애를 유발시킬 수 있고 심하면 실명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