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가 있는 경제발전 위한 노력 절실

[월드경제신문/시사매일] 경제는 곧잘 바람이나 물의 흐름에 비유되곤 합니다. 자본의 흐름과 물류의 이동이 바람과 물의 움직임과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바람이 불지 않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바람은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움직이는 공기의 흐름이 만들어냅니다. 자본이 이익을 좇아 움직이듯 말입니다. 이로 인해 세상은 많은 변화의 동인(動因)을 얻곤 합니다. 물론 매번 고르게 부는 것만은 아닙니다.

훈풍이 불어 모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도 합니다만 간혹은 강력한 태풍으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재산을 송두리째 날려버려 질곡의 나락으로 몰아넣기도 합니다. 고인 물 역시 썩기 마련입니다. 흐르지 않기 때문이지요. 흐르지 않는다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역동성을 잃은 경제는 정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체된 경제는 활력을 잃어 대다수 국민들의 삶을 옥죄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고통을 준다는 뜻입니다.

지금 우리 경제가 직면한 현실이 이렇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강력한 태풍의 여파가 장기화됨에 따라 제대로 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니 각 그룹들도 사내유보금을 쌓아만 놓고 투자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본의 흐름이 멈춘 것입니다.

올해 국가 예산은 342조 원입니다. 현재 10대 그룹이 갖고 있는 사내유보금은 47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3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할 때 40%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이렇듯 국가 예산보다 훨씬 많은 돈을 기업들이 투자는 하지 않고 쌓아놓고 있는 현상은 결코 정상일 수 없습니다.

투자가 위축되다보니 일자리 창출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청년실업 심화로 이어지고, 사회적 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경쟁만이 미덕인 것처럼 강요될 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희박해지기 마련입니다. 그 이면에서는 부의 세습이 강화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계층상승의 사다리가 없는 현실은 서민들에게 가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마저 장기화되고 있어 경제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전월세 가격마저 끊임없이 올라 서민의 주거안정까지 헤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러다보니 가계부채는 갈수록 늘어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빚이 빚을 부르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붙잡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국민소득 2만달러를 간신히 넘어선 채 선진국 문턱에 걸려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가 창조경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애를 쓰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입니다. 과감한 도전정신과 불구의 의지로 근현대사의 질곡을 헤쳐온 그 DNA를 되살려내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갈등구조부터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경제 관련 법안도 하루속히 처리돼야 합니다. 정치가 경제 발목을 더 이상 잡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급변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데 우리끼리 너와 나로 갈려 철천지원수처럼 싸우는 것은 결코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 경제는 국제 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 세계경제는 미국과 EU에서 훈풍이 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랜 터널 끝에 불빛이 보이는 형국입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경제의 선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해 비정상의 일상화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상대를 몰락시키는 경쟁만을 내세우지 않고 상생을 위한 배려가 있는 경제발전을 이루는데 월드경제는 파수꾼의 역할을 더욱 성실하게 담당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끊임없는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발행인 겸 대표 / 김홍중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