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11일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일정과 관련해 금융감독당국의 연기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강 행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임 절차를 연기하라는 요구가) 초반에는 조금 있었다"며 "(회장추천위원회) 의장에게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나 강 행장은 "회추위가 그러한 요구를 외압으로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본래대로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했던 것"이라며 "외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압의 실체가 누구냐'는 질문에 "(언론에서) 청와대라고 하는데 국가적인 일은 다루는 곳에서 일개 금융기관의 회장 추천에 대해 거론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당국도) '이사회 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했으니 그 결과를 보고 (회장 선임을) 해도 좋지 않겠느냐'는 식의 얘기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외압 논란을 일축했다.

강 행장은 최근 KB자산운용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중회 KB금융지주 사장의 후임 인선과 관련해서는 "KB금융지주 신임 사장 인사는 새 회장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사장의 해임을 두고 '보복성'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위한 것으로 사전협의를 통해 이뤄졌다"며 "김 사장은 지주사 등기이사직은 유지하며 스스로도 '보복성 인사'가 아니라고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외환은행 인수합병(M&A)과 관련, "매물이 나온다면 임기 중에라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인수 의지를 재확인했다.

행장 임기와 관련해서는 "임기는 오는 10월 말까지"라며 "주어진 기간 동안 행장으로서 소임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강 행장은 14일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를 앞두고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는 운전기사를 2명 두고 이중 1명을 사적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비서실에서 운영하는 차량이 두 개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은행장의 일정상 조찬과 만찬이 겹치는 날이 많아 기사들이 혼자 새벽부터 자정까지 일을 하다보면 사고 위험이 있어 교대는 필수적"이라며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또 국민은행이 지난해 카자흐스탄의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을 사들인 뒤 대규모 평가손실을 봤다는 지적에 대해 "투자한 지 이제 1년6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주가도 원래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며 "(지분 매입 과정에서) 규정을 잘 지켰는 지는 검사 과정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전략적으로는 맞는 투자를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007년 당시 국민은행 자회사였던 KB창투가 영화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의 제작에 15억 원을 투자했다가 흥행 실패로 손실을 봤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난 2007년 자체 감사위원회를 통해 이미 검사를 받은 사안"이라며 "이번 정기검사 결과를 보면 해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당국의 KB회장 선임 연기 요구 있었다'는 강 행장의 발언과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회추위 절차 진행 초반에 학계, 언론계 등의 선임절차 연기 지적을 추정한 것으로 이사회 및 본인에게 당국의 연기 요구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