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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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경제=유상석 기자] 당연함과 편리함, 그 뒤에는 항상 누군가의 노고가 있다.

편의점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생활의 '당연한 편리함'이 됐다. 집이나 직장 근처 웬만한 곳엔 다 있으며, 인적이 드문 시골에서도 가까운 읍·면 소재지로 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 24시간 열려 있으며, 손님이 찾는 웬만한 물건은 다 있다. '편리한 상점'이란 의미의 '편의점'. 과연 이름값을 한다.

편의점에서 느낄 수 있는 '당연한 편리함' 역시 누군가의 노고가 있기에 가능하다. 편의점이 24시간 운영된다는 건, 누군가 심야/새벽에 매장을 지키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초적인 상비약품을 편의점에 구비할 수 있게 되기까지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던가. 편의점 업계에 20년 이상 종사한 분이라면, 삼각김밥 포장을 뜯지 못해 쩔쩔매는 손님에게 해체 방법을 알려준 기억이 남아있을 것이다.

"'당연한 편리함' 뒤의 이야기를 모아보면, 아마 책 한 권 분량은 나올 거야" 이런 상상을 해본 이가 있을까? 그 책이 실제로 나왔다. '어쩌다 편의점'. 저자는 편의점 브랜드 CU 본사에서 홍보만 10년 넘게 한 인물이다.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무엇일 것 같은가? 삼각김밤의 포장은 왜 그렇게 뜯기 어렵게 만들어진 것일까? 개성공단이 가동되던 당시엔 CU 편의점이 북한에도 있었는데, 그 곳의 모습은 어땠을까? 편의점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은 어떤 '진상' 대처 노하우를 갖고 있을까?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의 분위기는 어떨까?

편의점과 관련된 여러 뒷이야기들이 책에 담겼다. 쉬운 표현으로 회사와 상품을 전달하는 게 임무인 '홍보맨'이 쓴 책이라, 글이 술술 잘 읽힌다.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할 계획인 사람,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계 취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 분야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읽어 보길 권한다.

어쩌다 편의점 : 전지적 홍보맨 시점 편의점 이야기 / 유철현 지음 / 돌베개 / 2024. 3. 4 발행 / 2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