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시장을 주도한 빅테크 기업, 내년엔?

[월드경제=이현수 기자] '매그니피센트(Magnificent) 7'

애플·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 등 미국의 7개 대형 기술주를 뜻하는 이 용어가 올해 미국 주식시장을 상징하는 키워드가 됐다.

 이 7개 종목이 미국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이 올해 시장의 리더 자리를 되찾았다" 면서 "S&P 500지수에 속하는 나머지 493개 기업은 이들의 상승에 그저 올라탔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S&P500지수가 20% 가까이 올랐는데, 매그니피센트7의 기여도가 76%에 달한다. 2024년에도 매그니피센트7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론의 배경은 실적이다. 이들 기업은 이제 외부 환경 변화에 크게 영향받지 않을 만큼 사업이 가속도를 밟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들 기업의 비중은 어마어마하다. 전 세계 투자 가능한 주식 시장의 약 85%를 커버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세계 지수에서 '매그니피센트 7'의 비중은 일본, 프랑스, 중국, 영국의 모든 주식 비중을 합친 것보다 크다.

이 기업들은 2022년에는 40% 하락했다. S&P 500의 나머지 주식은 12% 하락했다.

투자자 대부분은 올해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빅테크 기업들은 은행 부문 위기, 정부 채무 불이행에 대한 우려, 중동과 유럽에서의 전쟁 리스크를 극복하고 오르기 시작했다.

이런 상승에는 인공지능 기업에 대한 기대감, 경제지표 호조로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도 한 몫을 했다.

먼저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올해 55% 상승해 11월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애플은 52% 상승해 미국 기업 최초로 기업가치가 3조 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 주가는 세 배 이상 뛰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평가도 긍정적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11월28일 기준 엔비디아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6월 말 대비 64% 상향 조정됐다. 같은 기간 매그니피센트7 종목 중 가장 큰 변동폭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전망치 상승폭이 두 번째로 큰 아마존(41%)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AI 산업이 성장하는 가운데, AI용 그래픽저장장치(GPU)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실적 성장이 그만큼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그니피센트 7' 기업들은 영업이익도 많이 냈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올해 S&P 500지수 구성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0.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그니피센트 7'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4% 감소하게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강세가 내년에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목소리가 크진 않다.

불과 1년전의 전망을 돌이켜보면 이들 기업들이 내년에도 미국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매그니피센트 7'의 세상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