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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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경제=유상석 기자] 시중은행들이 '모임통장'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성공사례'가 시중은행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KB국민총무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정기 회비 현황을 파악해 납부자와 미납자를 확인할 수 있고, 미납자에게는 알림을 보낼 수도 있다.

KB국민 총무 체크카드까지 이용할 경우, ▲한식‧휴게음식점 업종 ▲커피‧음료전문점 업종 ▲제과‧아이스크림업종 등의 영역에서 5%씩 최대 1만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통장을 굳이 신규로 개설하지 않아도 'KB국민총무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앞서 토스뱅크도 지난 2월 모임통장을 선보였다. 토스뱅크는 ‘공동 모임장’이라는 서비스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모임장의 수를 최대 100명까지 설정할 수 있고 회원 모두가 자유롭게 돈을 인출하고 결제할 수 있으며, 체크카드도 여러 장 발급이 가능하다.

이처럼 동호회‧친목모임 등의 회비를 공동 관리할 수 있는 모임 통장은 사실, 시중은행들이 이미 출시했던 서비스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2011년 ‘우리U모임통장’을 출시했다. 하지만 이 상품은 이미 판매가 종료됐다. 하나은행도 ‘모임통장’의 신규가입을 지난해 2월 중단했다. 그나마 NH농협은행이 지난 2019년 3월 출시한 NH모여라통장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정도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2018년 모임통장을 출시했고, 흥행에 성공한 게 은행권이 다시 주목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과의 연동이라는 편의성을 무기삼아 마케팅을 펼치는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지난해 모임통장 이용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의 기본 금리는 연 0.1%다. 세이프박스와 연결하면 최대 연 2.4%의 금리를 제공 받을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의 668억원 보다 52.5% 증가한 1,019억원의 역대 최대 순이익을 낸 배경에 모임통장이 '1등 공신' 노릇을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모임통장 금리가 연 0.1% 수준의 저원가성 예금인 만큼, 금리 상승기 예대금리차가 확대돼 더 많은 이자수익을 거뒀다는 것.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하나은행도 중단했던 모임통장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케이뱅크도 올 상반기 내 모임통장을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모임통장의 경우 정기예금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수신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고금리 시기일수록 수익성이 높아지고, 급여통장과 달리 은행을 바꾸는 경우도 적어 '충성도'가 높은 만큼, 시중은행들이 다시 '모임통장'에 주목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