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슈퍼마켓에서 치즈를 고르는 모습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자료입니다. Bing 이미지 생성기를 이용해 제작했습니다.
한 소비자가 슈퍼마켓에서 치즈를 고르는 모습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자료입니다. Bing 이미지 생성기를 이용해 제작했습니다.

[월드경제=유상석 기자] 동서식품이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의 용량과 일부 원료 함량이 변경됐다고 최근 홈페이지에 고지했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는 동서식품이 호주 업체 '몬델리즈'에서 수입 판매 중 제품이다. 문제는 실제로 변경된 건 지난해 4월인데, 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변경 고지했다는 점이다. 가격은 기존과 같지만 용량은 200g에서 190g으로 10g 줄었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해당 제품 제조사인 몬델리즈가 품질 개선을 위해 유크림 함량을 기존 49%에서 17%으로 줄이고, 우유의 함량을 66.6% 늘려 새롭게 배합했다. 용량은 기존 200g에서 190g으로 줄었지만, 소비자 판매가격은 190g 기준 4,900원으로 기존과 같다. 

함량과 용량을 바꾼 신규 제품은 지난해 4월 5일(출고일 기준)부터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당시 동서식품은 용량과 내용물이 변경된 것을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표기 사항과 패키지 디자인 등을 변경했다. 다만 홈페이지 고지는 1년 늦어졌다.

ⓒ 동서식품 홈페이지 캡쳐
ⓒ 동서식품 홈페이지 캡쳐

동서식품이 뒤늦게 홈페이지에 고지한 것은 한국소비자원의 권고로 인한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필라델피아 고유 로고가 크게 박혀 있어 소비자들이 기존 제품으로 오인하고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권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슈링크플레이션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존 제품이 아닌 새로운 제품이라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양을 줄이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축소라는 의미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동서식품 측은 "새로워진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는 성분이 많이 변경돼 리뉴얼이 아닌 신제품에 가까우며, 기존 제품은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지난해 4월 출시 당시 새 제품이라는 정보를 3개월 동안 TV 광고와 아이캐쳐(제품에 부착하는 스티커)를 통해 알렸다"고 했다. 

한편, 슈링크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법적 기반이 이르면 다음달 마련된다. 공정위는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용량 등 상품의 중요사항을 변경하는 행위를 사업자의 부당행위로 지정하고, 고지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용량 등 중요사항을 변경할 경우 그 내용을 포장지나 제조사 홈페이지 공지 또는 판매장소에 게시하고, 한국소비자원에 통지해야 한다. 위반하면 500만원, 두 번 위반하면 1,000만원을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