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그니피센트7'에 비해 안정적, 고성장

[월드경제=이현수 기자] 주식은 트렌드다, 트렌드는 집중과 선택이다.

새로운 물결은 신조어를 만들어낸다. 물결은 이름을 통해 확장하고 세를 키운다.

투자회사들이 네이밍에 고심하는 이유다.

미국 월가에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7)'이 있다면 유럽에는 '그래놀라스(Granolas)'가 있다.

유럽증시에서 이른바 그래놀라스로 묶이는 제약·명품·기술 분야 11개 종목의 영향력이 뉴욕 증시의 매그니피센트7에 비견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유로스톡스600 지수 상승률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데 뉴욕 증시처럼 특정 종목 쏠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FT는 최근 1년간 범유럽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600 상승률에서 그래놀라스로 분류되는 11개 업체의 비중이 50%에 이른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래놀라스는 골드만삭스가 만든 말이다.

제약 회사 GSK·로슈,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 스위스의 네슬레·노바티스와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 뷰티·명품 분야의 로레알·LVMH,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와 프랑스 헬스케어 업체 사노피 등 11개사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FT는 최근 3년간 이들 11개 종목이 매그니피센트 7보다 변동성은 훨씬 낮으면서 성과면에서는 비견하다고 전했다. 안정성면도 충족하면서 고성장하고 있다는 뜻.

또한 기술주들로만 이뤄진 ‘매그니피센트 7’보다 훨씬 다양한 분야를 집대성 한 것도 특징이다.

11개 종목중 가장 높은 성과를 낸 기업은 다이어트약과 당뇨병 치료제 개발로 투자를 이끌어낸 노보노디스크로, 1년새 약 70%나 주가가 뛰었다. 그래놀라스가 Stoxx Europe 6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S&P 500에서 매그니피센트 7이 차지하는 비중 28%에 근접했다.

주가수익비율(PER) 면에서도 매그니피센트 7은 30배인데 반해, 그래놀라스는 20배로 저평가 돼 있다. FT는 “양쪽 모두 건전한 재무상태와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덩치에선 약하다.

시가총액면에서 이들 11개 종목의 합은 약 3조 달러에 불과해, 미국 7개 기업들의 시가총액(약13조 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