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자료입니다. Bing 이미지 생성기를 이용해 제작했습니다.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자료입니다. Bing 이미지 생성기를 이용해 제작했습니다.
이세진 (재)파이터치연구원 연구원
이세진 (재)파이터치연구원 연구원

[월드경제=이세진 (재)파이터치연구원 연구원] 부영그룹이 출산한 직원에게 자녀 당 1억을 지급한다는 파격적인 소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인천광역시는 2023년도부터 태어나는 모든 아동에게 18세까지 총 1억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통령 후보로 여러 차례 출마했던 허경영 씨의 공약이 새삼 떠오른다. 

이렇게 파격적인 출산지원대책이 나오게 된 배경은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이 제공하는 세계개발지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0.808명으로 전 세계 209개 국가 중 꼴찌다. 즉, 가임여성 한 명당 0.808명의 자녀를 낳는데 그치고 있다. 2022년 상황은 더욱 악화돼 출산율이 0.778명으로 하락했다.

인구 감소 상황이 14세기 유럽 흑사병 유행 당시와 비교될 정도다. 이처럼 심각하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출산율은 여전히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저출산에 대한 주요 원인을 잘못 진단하고 있으니, 출산율이 반등할 리가 없다. 현재 나온 대책들은 주로 결혼을 한 뒤 출산을 독려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결혼 자체를 하지 않는 청년들에게 "아이를 낳으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걸 내세우는 게 현재의 정책이다. 취업준비생에게 "특정 퇴직연금을 가입하면 다양한 혜택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것과 같은 셈이다.

우리나라 저출산의 주요 원인은 결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통계가 잘 설명해준다.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혼인건수는 2013년 약 32만 건에서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해 2022년 약 19만 건으로 거의 반토막났다. 이와 유사하게 출생아수도 같은 기간 약 44만 명에서 약 25만 명으로 급락했다.

그러나 두 지표가 거의 변하지 않은 기간이 있다. 바로 이명박 정부시절이다. 혼인건수는 MB 정부 초기인 2008년과 말기인 2012년에 약 33만 건으로 동일했고, 출생아수는 같은 기간 약 47만 명에서 약 48만 명으로 오히려 조금 늘었다.

이와 같은 두 지표의 추세 유사성을 살펴보기 위해 2008년부터 2022년까지의 상관계수를 계산해보면, 100점 만점에서 99점이다. 즉, 최근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저조한 이유는 결혼을 하지 않기 때문임을 통계가 잘 설명해준다.

그렇다면, 왜 결혼을 하지 않을까? 그 원인을 알아야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부동산 가격의 척도로 많이 활용하는 아파트 매매중위가격을 살펴보고자한다. 최근 부동산 통계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부동산원 자료보다는 국민은행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활용하고자한다.

전국 아파트 매매중위가격은 MB 정부시절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정부 초기인 2008년 전국 아파트 매매중위가격은 약 2억 3천만원이었고, 정부 말기인 2012년에는 약 2억 5천만원으로 조금 상승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크게 상승해 2021년에는 약 5억원까지 치솟았다.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중위가격과 혼인건수의 상관계수를 계산해보면, 마이너스 97점이다. 두 지표가 거의 정반대로 움직인다는 얘기다. 즉,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처: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
출처: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을 하락시켜야 한다. 통계를 통해서 살펴본 것처럼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결혼을 하지 않아 저출산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혼인율과 출산율을 각각 20%, 24%로 끌어올린 헝가리도 다양한 정책을 펼쳤지만 주거 지원정책에서 가장 큰 효과를 봤다.

부동산 가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특히 경제가 저성장 늪으로 빠지고 있는 시점에서 급격한 부동산 가격 인하는 경기 침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한 노력이 필요하다.

통계에서 나타난 것처럼 성공적으로 추진된 MB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통제해 혼인건수와 출산율을 조절한 사례는 올바른 정책 방향을 제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