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70%, 2분기에 시작할 것

[월드경제=이현수 기자] 경제전문가들을 포함한 시장 참여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2분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이르면 3월부터가 아니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의 시기와 폭이 모두 완만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와 중앙은행의 행보가 기대감을 차갑게 만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6일부터 23일(현지시간) 까지 이코노미스트 1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9.9%(86명)가 연준이 5∼6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55명이 6월, 31명은 5월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3월에 인하할 것이라고 답한 경우는 16명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올해 하반기에나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에 실시한 조사에서 과반수인 51%가 올해 상반기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답했던 것보다 인하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회의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하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언급한 이후 3월에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의 전망보다는 보수적인 셈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며칠 전까지만 해도 3월 인하 가능성이 90%에 달했으나 최근 경제지표들과 연준 인사들의 잇단 경고 발언으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식으면서 5월 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뀌었다.

이번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달 말 FOMC에서는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를 4.25∼4.50%로 전망했다.

지난해 3분기 연율 4.8% 성장한 미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2.0% 성장하고 올해에는 평균 1.4%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현재 3.7%를 기록 중인 실업률은 올해와 내년에 평균 4.1%로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조기 금리 인하의 정당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연준이 오는 3분기 근원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하기 전에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르면 3월에 단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8월 은퇴한 불러드 전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2.5% 수준이 됐을 때까지 정책금리를 움직이지 않았다면 이후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연준이 경제 침체에 대응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