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유상석 기자] 기상이변으로 홍수나 산불 등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서 손실이 막대해지자, 미국 대형 보험사들이 주택과 자동차 보험료 인상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미국 보험사들이 가계 예산에 부담을  정도의 큰 폭으로 자동차 및 주택 보험료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고 현지시간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손해보험사 올스테이트는 지난달 자동차 보험료를 뉴저지주에서 평균 17%, 뉴욕주에서 15% 인상했다. 캘리포니아 주 당국은 이 회사의 자동차 보험료 40% 인상 요구안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주택화재보험 역시 보험료가 급등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손해보험사 파머스 인슈어런스가 지난해 일리노이와 텍사스에서 가입자 수만명의 주택 보험료를 23% 이상 인상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보험사인 네이션와이드 뮤추얼은 노스캐롤라이나주 허리케인 취약 지역 거주자들의 주택 보험 1만여 건에 대한 계약 갱신을 거부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 보험사들이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건, 최근 몇 년 간의 기상이변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 때문이다. 기후 온난화 영향로 폭풍우 피해가 악화되고 가뭄으로 인한 산불 위험도 눈에 띄게 커졌다는 것. 

급격한 인플레이션도 자동차와 주택 수리 및 교체 비용을 크게 증가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평가했다.

외신들이 신용평가사 AM 베스트의 지난달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 손보사들은 지난해 1월부터 9월 사이 322억달러(약 42조 1800억원) 순인수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76억달러(약 9조 9600억원) 악화된 수치다.

보험료가 급등하고, 일부 지역에선 보험사들이 보험 가입이나 갱신을 거부하게 되면서, 주택과 자동차 소유자들은 난감한 상황이 됐다.

로스앤젤레스 기반 보험 대행사 가스파르 보험 서비스 관계자는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