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처 홈페이지 캡처]
[사진=네이처 홈페이지 캡처]

[월드경제=김헌균 기자]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가 뽑는 올해의 과학계 인물 '네이처 10'(Nature's 10)에 10명의 과학자와 '챗GPT'(ChatGPT)가 선정됐다.

네이처가 '네이처 10'에 비인간(non-human)을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처는 챗GPT에 대한 별도의 설명 페이지를 통해 “챗GPT는 사람이 아니어서 ‘네이처 10′에 맞지 않지만 생성형 AI가 과학 발전과 진보를 심오한 방식으로 변화시킨 점을 인정해 포함했다”고 밝혔다.

리처드 모나스터스키 네이처 수석 피처 편집자는 14일 "챗GPT는 올해 뉴스를 지배했고 그 영향력은 과학과 사회 전반에 미치고 있다"며 “챗GPT와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은 과학자들의 일하는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 AI의 수석 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도 챗GPT와 이를 뒷받침하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와 함께 네이처 10인에 선정됐다.

올해 화제의 과학자에는 먼저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의 여성 과학자 칼파나 칼라하스티 박사가 선정됐다.

네이처는 칼라하스티 박사가 찬드라얀-3 프로젝트의 엔지니어이자 매니저로서 찬드라얀 3호의 달 착륙을 성공시켜 인도가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미국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에 있는 핵융합 연구 시설인 '국립 점화 시설'(NIF) 연구팀의 여성 물리학자 애니 크리처 박사가 선정됐다.

NIF 연구팀은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핵융합 반응으로 생산하는 '점화'(ignition)에 처음으로 성공, 핵융합 연구에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컷 쥐 두 마리의 세포에서 새끼 쥐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일본 오사카대학의 발달생물학자 햐야시 카츠히코 박사도 네이처 10에 올랐다.

하야시 박사팀은 수컷 생쥐의 피부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만든 다음 유전자 조작을 통해 난자를 만들어 생물학적으로 두 마리의 아빠 쥐 사이에서 새끼를 얻는 데 성공했다.

그 외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인물 2명과 생의학 분야에서 중요한 발전을 이룬 3명의 과학자도 네이처 10에 포함됐다.

네이처 10에는 올해 초 발표돼 세계적인 화제가 된 상온 초전도 논문의 문제점을 발견한 미국 플로리다대학 물리학자 제임스 햄린 교수도 선정됐다.

햄린 교수는 지난 3월 미국 로체스터대 란가 디아스 교수팀이 네이처에 발표한 '질소 주입 루테튬 수소화물'(NDLH)이라는 상온 초전도체 논문의 문제점을 발견, 네이처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네이처는 지난달 이 논문의 철회를 결정했다.

모나스터스키 수석편집자는 "네이처 10에 선정된 10명의 이야기와 AI 도구인 챗GPT는 2023년 과학계에서 있었던 가장 중요한 발전을 포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