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펀드 집중과 애플 공장 이전 등 성장잠재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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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경제=김헌균 기자] 글로벌 경제 시장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견제에 따른 중국 경제 부진으로 인도 증시가 반사이익으로 날아오르고 있는 것.

블룸버그통신은 현지시간 4일 인도 증시의 시총이 4조 달러에 육박,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5대 증시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현재 인도 증시의 시총은 3조9000억 달러로 3조1000억 달러의 프랑스를 넘어 세계 5위를 차지했다. 1위는 미국으로 48조4000억 달러, 2위 중국 9조7000억 달러, 3위 일본 6조 달러, 4위는 홍콩으로 4조7000억 달러다.

인도가 중국을 대신해 신흥시장 증시의 샛별로 떠오르며 올해에만 외국인 투자가 140억 달러(약 18조) 이상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도 증시의 대표지수인 센섹스지수는 코로나로 인한 2020년 저점 이후 3배 이상 급등했다.

특히 미중 패권전쟁의 수혜로 글로벌 연금 및 국부펀드가 중국 대신 인도에 집중 투자되고 있다. 지난 분기 MSCI 인도 지수가 중국 지수보다 20%포인트 이상 더 상승했다.

성장률도 인도가 중국을 앞서고 있다. 지난 분기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6%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5.2%에 머물렀다.

더불어 국내 인도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기업공개(IPO)도 200건을 넘어서며 호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국내 증시에서 운용되는 인도 투자펀드의 총 설정액은 77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이후 3628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약 두 배 가까이 급성장한 규모다. 동 기간 수익률은 16%에 달하고 운용되고 있는 펀드 수는 216개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내년 이후에도 기업과 투자자금의 ‘탈중국’이 계속되며 인도 경제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애플은 인도에서의 아이폰 생산 비율을 현 5%에서 2025년까지 25%로 확대하고 중국의 아이패드 생산라인을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유입이 계속될 전망이다.

인도 증시 비상에는 정치 안정화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일 진행된 인도 지방선거에서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가 이끄는 인도인민당(BJP)이 압승했으며 인구가 많은 북부와 중부 힌디어권 등 중요한 3개 주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계기로 내년 총선에서 BJP에 보다 낙관적인 결과가 기대되고 있으며, 모디 총리가 3선을 확보할 경우 정부는 현재의 친시장 정책을 유지해 인도 경제 발전에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0년대부터 인도는 모디 총리의 주도로 강력한 제조업 국가로 탈바꿈했고, 고질병이었던 화폐 개혁과 상품서비스세제(GST) 개편도 마무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도 경제의 성장 잠재력은 그 어느 국가보다 크다. 공식적으로 인도 인구가 중국을 초월했고 내수 비중도 75%에 달해 미중 간 마찰 등 대외변수로부터의 충격도 완화될 수 있다.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급격히 쏠리게 된 글로벌 자금을 바탕으로 일부 예측기관들의 말대로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