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방정부 대거 매입..."내년 대선 앞두고 유대인 '標心' 의식"

ⓒ Image by macrovector on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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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경제=유상석 기자]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 단체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이후 발행한 10억 달러(약 1조 3,117억원) 규모의 채권이 미국에서 한 달 만에 모두 판매됐다. 미국의 지방 정부와 금융사들이 중점적으로 매입에 나선 때문이다.

미국 CNBC는 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채권 판매 기관인 이스라엘개발공사(DCI)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판매한 채권 액수는 단기간에 판매된 이스라엘 채권 가운데 최다 금액이다.

DCI 측에 따르면 이스라엘 채권을 매입한 미국 지방정부는 플로리다, 뉴욕, 앨라배마, 애리조나, 오하이오, 일리노이, 텍사스 등 15개다. 

뉴저지가 본사인 크로스 리버 뱅크와 클리블랜드에 본사를 둔 '키 뱅크'도 각각 1,500만달러 규모의 채권을 구매했다. 이 밖에 미국 전역의 개인 투자자들이 모두 2억 5,000만 달러 가량의 채권을 직접 구매했다.

이스라엘 채권이 한 달 만에 '완판'된 현상은 내년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내 유대인 단체들의 표심을 의식해 미 정계가 적극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금융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것.

다니 나베 DCI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지방 정부와 주 정부, 크고 작은 투자자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마스와 교전 시작 이후 흔들리던 이스라엘 경제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이 '완판'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전쟁이 확전되지 않고 하마스와의 제한적인 교전만 나타나는 양상을 보인다면, 경제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채권 완판'을 통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파괴된 이스라엘 남부 지역 공동체들을 재건하고, 부상자 치료 병원들의 비용을 보상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