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훌루 홈페이지 캡쳐]
[사진=훌루 홈페이지 캡쳐]

[월드경제=김헌균 기자]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가 승부수를 던지며  올해 9% 가까이 하락한 주가를 반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포츠 전문 채널 ESPN 지분을 일부 매각하고 자회사인 스트리밍 업체 훌루(Hulu)의 나머지 지분 33% 인수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

로이터통신은 현지시간 1일 디즈니사가 ESPN 지분 매각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ESPN의 기업 가치는 약 240억 달러(약 32조 5800억 원)이고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농구(NBA), 애플, 아마존, 버라이즌, 컴캐스트 등이 현재 ESPN 인수 또는 투자 의향이 있는 기관과 기업으로 알려졌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ESPN을 통째로 매각하는 대신에 합작 회사를 설립해 ESPN 스트리밍 비즈니스를 운영하거나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ESPN의 지분 51%가량을 유지해 지배 주주로 남아 있으면서 약 36%의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현재 미디어 기업 허스트가 ESPN의 지분 20% 가량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ESPN과 같은 케이블 유선 방송을 끊고 모바일 기기나 스마트TV만을 이용해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코드 커터(Cord Cutter, 탈 케이블)가 늘고 있어 ESPN은 자체적인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ESPN+를 운영하면서 파트너사와 또 다른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디즈니는 같은 날 2019년 미디어그룹 컴캐스트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컴캐스트의 자회사 NBC유니버설이 보유한 훌루 지분 33%를 사들인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오는 12월 1일까지 약 86억1000만달러(약 11조6881억원)를 NBC유니버설 측에 지불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디즈니는 4년 전 컴캐스트와 훌루 지분을 2024년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최소 275억달러(약 37조3313억원)의 가격을 보장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당초 양사는 내년 1월까지 훌루 인수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낼 계획이었으나 시한을 앞당겼다.

훌루 지분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던 디즈니는 컴캐스트와의 이번 거래로 훌루 지분을 완전히 손에 넣게 된다.

디즈니는 현재 미국에서 훌루와 함께 디즈니+, ESPN+ 등 총 3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훌루 가입자 수는 4천830만명으로 컴캐스트가 운영하는 OTT인 피콕의 2천800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디즈니가 훌루 지분 인수 완료에 따라 부진했던 스트리밍 사업을 강화해 디즈니의 다른 브랜드 콘텐츠와의 결합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