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피프티 ⓒ 어트랙트 엔터테인먼트
피프티피프티 ⓒ 어트랙트 엔터테인먼트

[월드경제=여평구 대중문화평론가] 최근 연예계의 핫이슈를 꼽는다면 단연 걸그룹 '피프티피프티'의 소속사와의 갈등이 먼저일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서도 신뢰와 의리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K-POP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만큼, 이 사건을 바라보는 해외팬들의 관심도 뜨거운 상황이다.

피프티피프티는 논란이 있기 전까지 국내보다 해외에서 주목받으며 '중소기획사의 기적'으로 평가받았다. 연예계에서는 '여자 BTS'의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이들의 미래는 밝아보였다. 하지만 피프티피프티가 현 소속사인 어트랙트엔터테인먼트에 전속금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이 과정에서 피프티피프티의 노래 '큐피드'를 프로듀싱한 더기버스엔터테인먼트 안성일 대표 관련 논란들이 불거지면서 연예계를 시끄럽게 했다.

피프티피프티와 어트랙트엔터테인먼트,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에 대한 내용들은 이미 다른 언론보도와 유튜브 등을 통해 알려져 있는 만큼,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중요한 건 이런 소속사와 아티스트 사이의 갈등이 서로간의 신뢰 문제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신뢰는 당사자는 물론 외부세력에 의해서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여론은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에 우호적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그의 과거 이력과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을 위한 배려와 정성까지 밝혀지며 동정여론까지 얻은 상황이다. 반면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을 향한 여론은 싸늘하다. 대중은 서로간 신뢰를 저버린건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이라고 규정한 상황이다.

이효리 ⓒ 안테나
이효리 ⓒ 안테나

이 사건을 통해 이효리의 의리있는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1990년대 후반 걸그룹 핑클의 멤버로 데뷔한 이효리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톱스타다. 데뷔 이후 톱스타가 아니었던 적이 없는 이효리. 의외로 이른바 '메이저'로 불리는 기획사에 소속된 적이 없다.

핑클에 이어 솔로 활동에서 톱스타로 자리매김한 이효리는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가치를 창조했다. "대한민국 모든 제품의 광고에 이효리가 출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이효리가 입은 옷, 갖고 있는 소지품은 모두 매진되는 '원조 완판녀의'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당연히 이효리의 행보는 업계의 관심 대상이었다.

이효리는 대형기획사에서 거액의 계약금을 제시했음에도 핑클 시절 인연을 맺었던 매니저가 설립한 회사와 계약하는가 하면, 자신을 케어해준 매니저의 결혼식 축가를 자처하고, 자신의 열혈팬인 개그우먼 홍현희를 위해 새벽에 달려와 스케쥴을 강행하는 등 미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돈 때문에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기도 하는 업계에서 이효리의 행보는 감동마저 준다.

만약 이효리가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였다면 과연 그는 업계 동료 및 관계자들에게 존경과 극찬을 받는 인물이 되었을까? 자신의 능력으로 성공한 엔터테이너가됐을지언정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타가 됐을지는 의문이다. 이효리의 신뢰와 의리에 대한 진심이 대중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고 할 수 있다.

대중은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에게 LG와 GS 수준의 '아름다운 결별'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적어도 믿었던 사람의 등에 칼을 꽂는 짓은 하지말라는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대중들이 쉽게 정보에 접근하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대중의 눈을 속이는 언론플레이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신뢰와 의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리고 대중은 신뢰와 의리를 깨는 것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신뢰와 의리는 이익보다 중요한 사람을 남긴다.

■ 여평구 대중문화평론가

-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 前 이슈데일리 취재부장
- 現 대중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