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비평’, ‘정부수립 60주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인터뷰’를

김대중 전 대통령이 현 정부를 호되게 비판했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으려다 정작 중요한 민심을 잃고 말았다는 것이다.

역사문제연구소가 편찬하는 ‘역사비평’가을호가 ‘정부수립 60주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인터뷰’를 실었다. ‘민주적 시장경제와 평화공존에의 여정’을 주제로 박명림 교수(연세대)가 대담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생각에 있는 것 같다”고 전제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그 전에 한 걸 잃어버렸으니 다시 옛날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까 국민들이 볼 때 위기의식이 생긴다”고 짚었다.

권위주의 시대, 민주주의의 위기, 공포정치, 재벌중심 경제, 남북대립 등 국민적 위기들을 열거하며 “쇠고기 문제는 하나의 계기가 된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촛불시위를 보면 누가 선동한 것도 아닌데 평범한 국민들이 유모차 끌고 나오고, 노인도 나오고, 학생들도 나왔다”며 “국민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깨닫게 된다. 우리 민주주의의 아주 큰 희망을 본다”고 밝혔다.

자신이 주창한 ‘햇볕정책’을 현 정부도 결국 수용하게 되리라 확신하기도 했다. “그분이 대통령 후보로서 나를 만나러 왔을 때도 햇볕정책의 방향을 적극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이명박 대통령이 햇볕정책이라고 말은 안 하지 내용은 똑같은 소리를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내세우는 ‘실용주의’에 대해서도 사견을 제시했다. “실용주의란 내가 좋든 싫든 현실을 현실로 인정하고 우리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대응을 하는 것이다. 나는 이 대통령이 결국 바꿀 거라고 보고,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급박하게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판단이다.

한편, ‘역사비평’은 병영국가에서 경영국가로의 전환이라는 맥락에서 현 정부의 등장을 해석했다. 건국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박정희 시기 근대화 속에서 잊혀진 이야기들 등을 기획으로 엮었다. 452쪽, 1만3000원, 역사비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