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사진=롯데건설 제공]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사진=롯데건설 제공]

[월드경제=유상석 기자] 롯데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근로자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해,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고용노동부의 23일 발표 내용에 따르면, 숨진 근로자는 25살 A모 씨이며, 지하2층 주차장 공사현장에서 하중을 흡수 분산하는 잭서포트 설치 작업을 하다 약 7m 아래인 지하 4층으로 떨어졌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에 해당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한 즉시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파견해 사고 내용을 확인한 뒤, 작업 중지를 명령했다. 

고용부는 사고 원인 규명을 신속히 하는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등을 엄정히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 시공 현장에서의 근로자 사망 사고는 2~3개월 단위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기아크로 인한 화재로 근로자 1명이 숨졌고, 올해 2월에도 지지대 해체 작업 중 사고가 발생해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또는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인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경우,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적용 대상이 된다.

한편, 현재 롯데건설을 이끌고 있는 사령탑은 지난해 말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승진한 박현철 부회장이다.

박 부회장은 '재무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말 250%를 넘겼던 부채비율이 감소하고, 현금성 자산은 늘어난 재무 성적표를 제시하면서, 건설업계에서는 '위기관리의 박현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 부회장은 또, 취임 후 경영진과의 첫 외부 일정으로 안전 교육을 선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2월 초, 50여 명의 경영진과 함께 경기도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 '안전체험관 세이프티 온'(Safety On)에서 이틀간 안전 체험 교육을 받는 것을 첫 일정으로 선택한 것.

당시 박 부회장은 "안전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고는 불안전한 환경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번 교육을 통해 경영진들이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모두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사고 예방 시스템과 개선 대책 마련을 위해 힘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초기 '안전'을 강조한 박 부회장의 행보와는 달리, 근로자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롯데건설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