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 류관형 기자】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은 고객센터 상담 데이터에서 AI·빅데이터 기반 비정형 텍스트 분석(Text Analysis)을 통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대한 인사이트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메신저피싱’과 ‘기관사칭’ 의 피해금액이 전체 피해규모의 90%에 이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고객센터의 금융사기 피해 상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보이스피싱은 연령대별 생애주기적 특징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의 특성별로 다양한 피싱 수법이 시도되고 있었으며, 상대적으로 피해에 취약한 고객층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싱의 주요 타깃이 되는 고연령층 고객의 경우 가족·지인 등을 사칭해 대포통장으로 이체를 유도하는 ‘메신저 피싱’ 수법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신저피싱은 문자메시지, 카톡 등으로 가족·지인을 사칭해 개인정보 및 이체를 요구하는 것이다.

비교적 피싱에 대한 경각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2030 고객도 ‘허위 결제 문자’ 또는 ‘택배사 사칭 문자’를 통한 해킹 앱 설치로 인해 개인정보가 탈취되는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피해사례가 많았다.

이처럼 피해자의 심리적 약점을 이용해 계좌이체를 유도하거나, ‘악성 앱설치(스미싱)’ 및 ‘피싱 웹’으로 링크를 유도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들이 성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며 보이스피싱 수법별로 피해에 취약한 성별, 연령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고객의 연령이나 특성에 근거한 맞춤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대고객 안내문자 발송 시 KB 인증마크 활용 및 이동통신사의 화이트리스트(금융회사에서 문자발송 시 사용하는 공식 전화번호)를 통해 사칭문자를 원천 차단하고 있으며, KB스타뱅킹 앱 실행 시 악성 앱 탐지 기능을 적용하는 등 보이스피싱 대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미래컨택센터(FCC)’ 구축사업을 통해 고객센터로 접수되는 보이스피싱 피해 상담을 실시간 탐지하고 선제적 경보를 발동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KB국민은행은 AI·데이터분석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소리를 데이터화(STT)하고 분석(TA)을 통해 도출된 시사점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 및 대고객 상품·서비스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