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 이영란 기자] 2021년 국내 자동차시장은 힘든 상황에서도 선전을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시장을 덮친 코로나19 사태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절대적인 차량생산은 줄어들었지만, 생산하는 차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재고가 남지 않을 정도로 판매가 잘 된 한 해였다.

특히, 코로나19는 차량을 공유하거나, 대중교통을 하는 것에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개인 자동차를 소유하고 운행하는데 큰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런 트렌드는 소유하는 자동차를 중요하게 여기게 되고, 코로나19로 눌렸던 소비가 '보복소비'라는 이름으로 조금 더 좋은 모델을 구매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트렌드는 국산자동차 모델의 가격상승에도 일부 영향을 주고, 수입차의 판매가 늘어나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볼보의 높은 성장세와 일본차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았던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 등 일본브랜드의 재도약 기회가 되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수입차 누적 등록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25만2242대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2021년 27만4859대 기록을 갱신할 가능성도 있다. 12월은 연식이 바뀌기 전 높은 프로모션으로 판매가 가장 늘어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기록갱신은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확보가 불확실하여 출고 지연여부에 달려있다.

수입차 시장 1위는 11월까지 누적판매량 6만9400대를 기록한 메르세데스 벤츠로 11월 누적 6만1436대를 판매한 BMW를 압도하며 6년 연속 베스트셀링 브랜드가 될 것이 확실하다.

2021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핵심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궁극의 럭셔리를 제공하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고성능 메르세데스-AMG, 전기차 브랜드 메르세데스-EQ를 중심으로 7종의 완전 변경 모델 및 2종의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이 모델 중 누적 판매량 기준 상위 10위권에 5개 모델의 이름을 올렸는데, 베스트셀링모델은 2만3333대를 판매한 벤츠 E클래스 모델이다. E250모델은 유일하게 1만대를 기록한 트림이고, 플래그십 모델인 S클래스도 9111대를 판매하며 브랜드 실적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브랜드로 확장하면 ‘1만 대 클럽’에 가입한 수입차 브랜드는 7곳이 유력하다. 브랜드별로는 벤츠와 BMW,아우디 (2만1242대), 볼보 (1만3635대), 폭스바겐 (1만3444대), 미니(MINI/1만413대)가 이미 1만대를 넘어섰고, 지프도 11월까지 9,350대로 2019년에 이어 3년 만에 1만대 클럽 재입성 가능성이 높다.

2019년 불매운동으로 큰 타격을 입은 일본 브랜드는 닛산/인피니티의 철수로 이어졌지만, 2021년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부활을 알렸다. 올해 11월까지 렉서스는 ES300h 판매호전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8994대를 기록했다.

토요타는 주력 모델인 캠리의 부분변경 모델과 시에나 하이브리드 출시로 9% 판매성장 했고, 혼다는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뉴 CR-V 하이브리드, 2021년형 오딧세이를 잇따라 선보이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45.3% 성장한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2022년 일본브랜드는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활동으로 특장점을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로 국내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 밖에도 BMW는 3시리즈(6952대)·5시리즈(1만6331대)·X5(5274대)를 중심으로 베스트셀링 TOP 10을 기록했고, 벤츠·BMW·아우디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는 볼보는 SUV 라인업인 XC40·XC60·XC90 중심으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체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2021년 수입차 브랜드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가치소비를 하는 소비자에게 높은 브랜드 가치를 제공하고, 완성도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AS 네트워크 판매망을 확대해 소비자의 신뢰를 쌓고 있다. 2022년에는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와 같은 신규브랜드 진출과 맞물려 지금과 같은 성장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수입차 브랜드의 질주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