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 이영란 기자] 자동차 브랜드 중 가장 인연이 깊은 브랜드는 푸조다. 푸조와의 인연은 2014년부터 이어져 지금까지 크고 작은 일로 엮이고 있다. 차 좀 아는 누나 시승기를 하면서 가장 많이 타 본 브랜드도 푸조였고,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 그래도 조금은 몸도 머리도 이해하는 브랜드가 푸조라고 생각한다. 

시승한 모델은 푸조가 자랑하는 SUV 모델인 푸조 2008과 푸조 3008, 전기차 모델 푸조 e208 모델로,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여성오너로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전달해왔다. 이번 시승은 약 6개월만에 최근 페이스리프트한 푸조 3008 GT 모델을 만나봤다. 어떤 모습이 달라졌을 지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하겠다.

푸조 3008 GT의 인상이 바뀌었다. 기존의 디자인도 충분히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였지만 이번 디자인은 가까운 미래의 디자인을 표현한 모양새를 갖췄다. 가까운 미래라고 말한 이유는 변화된 그릴디자인이 전기차 디자인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전기차에서 그릴은 의미가 없는 부분으로 자동차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없애기도 하는데, 이번 푸조 3008 모델의 디자인은 그릴을 없애지는 않았지만 전면 디자인 그대로에 흡수된 듯한 모습을 하며 더욱 강렬하고 고급스러워졌다.

전면부의 변화는 푸조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돼 바뀌었다고 한다. 차체 및 헤드램프와의 연결성을 강조한 일체형 프레임리스 그릴은 유려하면서도 품격있는 SUV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전기차가 떠올랐던 거 같다.

여기에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새로운 푸조의 시그니처 주간주행등(DRL)과  안개등을 포함한 새로운 디자인의 풀 LED 헤드램프 탑재로 세련되면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했다. 범퍼 하단의 양끝에는 유광 블랙으로 강조된 사이드스쿱을 적용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는데 젊은 소비자들에게 식상함을 줄여주는 요소가 될 걸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지난 디자인은 멋스럽긴 하지만 오랫동안 운전하면서 보기에는 뭔가 파격적인 부분이 있어서 구입하는데 꺼려지는 요소도 살짝 있었는데 이런 부분이 싹 바뀌어 디자인에 대한 불호가 줄어들었다. 보닛 중앙에 ‘3008’ 엠블럼이 추가된 부분은 브랜드 자존감 상승으로 보이기도 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전면에 이어 후면에도 강렬하게 남아있다. 사자의 발톱자국을 형상화한 3D LED 리어램프는 보다 입체적인 형태로 변화했으며,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LED 시퀀셜 방향지시등은 시인성과 스타일을 모두 높혀 매력적이다.

곧게 뻗은 프론트 엔드디자인과 측면,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유려한 바디라인은 균형잡힌 비율로 푸조 3008만의 매력요소이고, 차량의 범퍼, 펜더, 사이드 스커트는 블랙라인으로 마무리해 차체 보호와 함께 SUV로서의 매력도를 높였다. A필러부터 C필러까지 이어지는 크롬 사이드 윈도우트림은 스포티하고 세련된디자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이다. 

전체적으로 여전히 파격적인 디자인 요소가 여럿 담겨있지만, 페이스리프트 전의 모델보다는 대중적이면서도 브랜드 정체성과 SUV로서의 매력을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바뀐 점이 눈에 띄었다. 30대 차와 멋 좀 아는 소비자들이 주목할 만하다.

푸조 인테리어 하면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아이콕핏 시스템이다. 운전자 중심의 인테리어와 디자인은 운전에 집중하고 안전과 편의성을 극대화 했다. 이번 푸조 3008 GT도 똑같다. 아니 크게 바뀐 부분은 없다. 여전히 운전자를 생각하고 운전자를 위한 디자인과 시스템으로 채웠다.

푸조 3008 SUV의 인테리어에 적용된 아이-콕핏(i-Cockpit®)은 세련되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데, 개인의 주관적인 평가가 아닌 많은 자동차 전문가들이 그 우수성을 인정하고 많은 자동차 디자인어워드에서 수상되며 증명하고 있다.

참고로 아이-콕핏은 영국 자동차매체 왓카(What Car)에서 선정한 ‘2017 베스트카 테크놀로지(Best Car Technology Award)’, 프랑스 32회 국제자동차 페스티벌(32nd International Automobile Festival)에서 ‘최고의인테리어(Best interior of 2016)’를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여기에 대중적인 브랜드이지만 조금은 더 하이클래스를 노리며 우수한 품질의 소재를 사용하고 고급스러운 마감처리로 차량의 품격을 완성하고 있어 3008의 가치를 높였다.

스티어링휠 상단부와 하단부가 잘린 푸조 특유의 콤팩트 스티어링휠은 운전자가 계기판의 정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 되었으며, 푸조 고유의 민첩한 코너링을 만끽하고 안전하게 운전하고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감각적인 스티치와 함께 고급가죽으로 마감된 점은 보너스와 같다. 

여기에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무료함을 날릴 수 있는 스티어링휠 뒷편의 패들시프트는 운전자가 기어단수를 보다 손쉽게 제어하고 즐길 수 있다. 기본으로 탑재된 패들시프트는 운전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기는 한데 그 이유가 사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수동이 아닌 자동으로 운전면허를 획득한 운전자들은 기어변속 타이밍을 몰라 운전 중 엔진음이 커지면 불안한 요소로 느껴지는데, 푸조 3008이라면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변속하는 기어단수 옆에 작은 화살표로 변속타이밍을 알려줘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변화지만 전기차 시대로 가면서 자동차를 즐길 요소가 줄어드는 점을 파고든 킬링포인트로 보인다. 

운전석에서 볼 수 있는 12.3인치 헤드업 인스트루먼트패널은 고해상도 풀 컬러 그래픽을 제공하고, 스티어링휠의 조작버튼을 통해 다이얼모드, 드라이빙모드, 개인모드, 최소모드 등 4가지 계기반 화면모드를 설정할 수 있어 개인취향을 존중한다.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8인치 터치스크린은 차량의 주요정보, 각종 인포테인먼트, 후방카메라 등 차량과 관련된 주요 정보들을 직관적으로 나타내주며, 터치응답성 또한 빨라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했다. 

가장 중요한 공간은 2675mm의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는 넓은 실내공간을 갖췄다. 

트렁크공간은 기본 590리터이며 2열시트를 풀 플랫방식으로 접을 수 있는 매직플랫시팅(Magic Flat Seating) 기능을 통해 최대 1670리터까지 적재가능해 아웃도어 활동이 늘어난 현재 부족함이 아닌 넉넉함으로 채웠다.

뉴 푸조 3008 SUV는 전 트림에 유로6 d (Euro 6.3) 기준을 충족하는 1.5 BlueHDi 디젤엔진을 탑재하며, EAT8 8단자동변속기(Efficient automatic Transmission)와 조화를 이룬다. 현재 출시한 어떤 브랜드 어떤 모델과 비교해도 우수한 성능과 친환경을 갖춘 모델이라는 점에서 푸조 3008 SUV는 믿고 탈 수 있다. 

실제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8g/km로 기존 모델보다 12.6% 개선 됐으며,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역시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며 친환경자동차로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공인연비는 복합 15.8km/ℓ(도심 14.5km/ℓ, 고속17.8km/ℓ)로 이전 모델(복합14km/ℓ) 대비 12.6% 향상, 동급 최고 수준의 연료효율을 자랑해 전기차 주행거리 스트레스와 비교되는 성능을 보인다. 

최고출력은 131마력(3,750rpm), 최대토크 30.61kg•m(1750rpm)이며, EAT8 8단자동변속기는 퀵 앤 컴포트 시프트(Quick & Comport Shift) 기술이 적용돼 부드러운 승차감과 신속하고 정확한 변속이 가능하다. 이 느낌은 엑셀을 밟아보면 저속에서 치고 나가는 힘이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도심 주행이 많은 30대 라이프스타일에 운전 피로감을 줄여준다. 

물론 아웃도어 활동이 늘어나며 고속 주행에서의 스트레스도 중요한데, 빠르면서도 코너링과 주행감이 좋은 푸조 3008의 성능은 다양한 모터스포츠로 증명된 부분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이런 퍼포먼스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는 푸조 특유의 민첩한 핸들링과 끈끈한 로드홀딩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구현되는데, 고성능 모델이 아니여도 느낄 수 있는 ‘드라이빙의 즐거움’으로 푸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차별점이다. 여기에 연비도 훌륭하니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푸조 3008 SUV는 2016년 글로벌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됐으며, 국내에서도 2017년 4월 첫 출시부터 올 해까지 누적판매량 6000여대 이상 판매된 모델로 브랜드 전체판매량의 40.8%를 차지한 베스트셀링모델이다.

물론 베스트셀링모델이지만 타 브랜드에 비해서 많은 판매량을 보인 것은 아니다. 이 점이 개인적으로 더 매력적인 요소이다. 장점이 많은 좋은 자동차, 거기에 세련된 디자인과 운전자 중심의 인테리어와 시스템으로 똘똘 뭉친 모델이다.

국내에서 브랜드파워가 조금 적지만 브랜드와 별개로 좋은 모델이기에 타보면 빠질 수 밖에 없는 SUV.

푸조가 애정하는 브랜드이고 가장 많은 경험을 한 브랜드이다 보니 짧은 시승에도 느낄 수 있었던 많은 장점을 조금이라도 더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독일, 스웨덴, 일본 브랜드를 지우고 모델로 비교하면 그 어떤 모델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모델이 푸조 3008 모델이다. 

푸조 시승 후 매번 하는 말이지만 꼭 시승해보길 바란다.

"너나 타고 사세요"하는 말 따위는 지워버리고, 꼭 직접 타보고 평가해보길 바란다. 당신도 적은 판매량에 감사하게 될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