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 이영란 기자] 쉐보레 베스트셀링카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소형SUV 모델 중 하나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는 2021년 상반기에 1만633대가 판매되며 '반도체 대란'으로 불린 시기에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11.4% 늘어난 판매량을 보였다.

특히, 같은 시기에 소형 SUV 시장에서 경쟁모델인 기아 셀토스 (2만1953대/-27.4%)와 르노삼성 XM3 (8086대/-63.7%)를 완전히 따돌리고 독보적인 성장세로 소형SUV 중 유일하게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이번 핫이슈에서는 국내 소형SUV 모델 중 가장 핫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탄생스토리를 알아보고, 트레이블레이저만의 특장점도 알아본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에서 개발부터 생산까지 한국지엠이 리드한 지엠의 글로벌 전략 차종으로 미국 수출을 처음부터 고려해 생산한 모델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제네럴 모터스(GM) 산하 뷰익의 앙코르 GX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으며, 두 개 차종 모두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에 수출하는 모델이라 트레일블레이저가 탄생할 수 있었다.

쉐보레에는 트레일블레이저라는 이름의 모델이 북미에서 2002년 출시돼 존재하던 모델이지만,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현재의 모델과는 전혀 다른 이름만 같은 모델이다. 현대자동차의 엘란트라는 국내에서는 단종돼 생산되고 있지 않지만 글로벌에서는 아반떼의 해외수출명으로 생산되고 있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쉐보레 라인업에서도 소형인 트랙스와 중형인 이쿼노스의 중간급 정도의 크기이지만 국내에서는 소형SUV로 분류돼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0년 1월 16일 공식 출시되며 강렬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넓은 실내공간, 경쟁모델 대비 강력한 퍼포먼스로 주목을 받으며 높은 인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합리성을 추구하는 젊은 층이 주를 이루는 소형SUV 시장에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가격대가 높은 모델이라는 인식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국GM 노조가 장기 파업을 벌이는 등 내우외환을 겪으며 신차 효과를 크게 보지 못 하며 비운의 모델로 불렸다.

이런 상황에서 트레일블레이저의 반등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일어났다.

출시 당시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은 “쉐보레 SUV 라인업을 보다 강화할 트레일블레이저는 개발부터 생산까지 한국에서 리드한 쉐보레의 글로벌 SUV이자, 쉐보레 브랜드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핵심 모델"라고 했는데, 트레일블레이저 판매가 해외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공장 가동 정상화로 생산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수출 차종 순위 1위인 현대차 코나를 바싹 뒤쫓으며, 올 상반기에만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8만2000여대가 수출된 상황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부평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하면서 자동차 수출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트레일블레이저의 반등은 놀라운 수준이다.

현재 트레일블레이저는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혼다 HR-V에 이어 판매량 2위(4만8367대)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에 수출되는 트레일블레이저의 쌍둥이 모델인 뷰익 앙코르 GX도 5위(4만4679대)를 기록하며 한국GM의 경영정상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 해 3월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기아 셀토스 다음으로 많은 판매를 기록한 모델로 자리잡게 됐다. 국내 소형SUV 시장에서도 판매 2위를 기록하며 1위 셀토스를 추격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어떤 매력을 가졌을까?

첫째, 운전자의 개성을 극대화하고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는 스타일리쉬한 SUV로 대담한 전면 디자인과 역동적인 후면 디자인으로 감각적이고 젊은 감성이 잘 표현된 모델이다.

전면부에는 쉐보레 특유의 듀얼 포트 그릴을 적용됐고, 하이글로시 블랙을 조합해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또 지붕이 떠있는 듯한 플로팅 루프 디자인과 후면까지 이어지는 볼륨 있는 보디라인은 세련됨으로 완성됐다.

특히, Rally Sports(랠리 스포츠)의 앞 글자를 딴 RS모델은 레이싱카와 같은 날렵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스포티한 매력을 강조하고, ACTIV 모델은 정통 오프로더에서 영감을 받은 모델을 전면에 X자 형상의 프로텍터(PROTECTOR) 디자인을 적용해 정통 SUV 특유의 거칠고 강한 이미지를 표현해 차별화된 라인업을 갖췄다.

전통적으로 오프로드 성향이 강한 쉐보레 SUV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쉐슬람(쉐보레+이슬람)이라 불릴 정도로 쉐보레를 좋아하는 매니아층이 두터운 편였다.

둘째, 기존 소형 SUV와의 차별화된 넉넉한 공간은 아웃도어 활동이 늘어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전장은 4425mm, 최대 전고 1,660mm, 전폭 1810mm이며 휠베이스는 2640mm로 한층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6:4 비율로 풀폴딩되는 2열을 접으면 최대 1470L까지 확장된다.

넓은 실내공간 확보와 함께 트레일블레이저의 트렁크 용량은 460리터로, 2단 러기지 플로어를 적용해 트렁크 바닥 부분의 높낮이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셋째, 쉐보레만의 강력하고 효율적인 가솔린 엔진인 1.2L 가솔린 E-터보 프라임과 1.35L 가솔린 E-터보으로 차별화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두 엔진 모두 GM의 첨단 라이트사이징 기술이 적용된 글로벌 차세대 터보 엔진으로 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기반으로 중량을 낮추고 터보차저와 초정밀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을 통해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줄여 최적의 배기량으로 최고의 성능 및 연비 효율을 달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E-터보 프라임 엔진은 트레일블레이저의 LS와 LT 트림에 탑재돼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kg·m의 준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더불어 E-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의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기본이 되는 전륜구동 모델에는 라이트사이징 엔진과 함께 효율을 극대화하는 VT40 무단변속기가 탑재돼 E-터보 프라임 엔진 및 E-터보 엔진과 함께 각각 복합연비 13km/l, 13.2km/l(동급 최고)의 우수한 복합연비를 실현했다. 두 엔진 모델 모두 제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받았다.

사륜구동 모델에는 동급 유일의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며 Z-링크 리어 서스펜션 시스템과 함께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은 물론 도로 여건을 가리지 않는 주행 성능과 핸들링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안전을 중요시 여기는 트렌드를 반영한 안전 편의장치는 트레일블레이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대표적으로 트레일블레이저는 설계 단계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제너럴모터스(GM)의 첨단 설계 프로세스인 ‘스마트 엔지니어링’ 기술을 적용해 차체에 하중이 실리는 부분은 보강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무게를 덜어내 고강성 경량화 차체를 완성했다.

차체는 기가스틸 22%를 포함한 78%의 고장력·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가벼우면서도 뛰어난 강성을 확보한 세이프티 케이지를 완성해 소형SUV답지 않은 안전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차선 이탈 경고, 차선 유지 보조, 전방충돌 경고,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등의 기능이 최저 트림인 LS부터 적용되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넓은 공간을 확보한 북미시장 모델들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이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주시장에서의 높은 인기를 이어받아 국내 시장에서도 소형SUV 대표모델로 자리잡아야 베스트셀링카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는 좋다. 지난 6월까지 판매량은 기아 셀토스(2만1952대)에 이어 쉐보레트레일블레이저 2위(1만633대)를 기록하며, 경쟁모델 XM3(8086대)와 티볼리(8030대)에는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연구 개발,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이 국내 주도로 완성된 트레일블레이저답게 국내에서도 조금씩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트레일블레이저의 선전이 계속 이어지길 응원하며, 국내 연구진 중심으로 생산되는 제 2의 트레일블레이저과 같은 모델이 지속적으로 탄생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