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 이영란 기자] 현대차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국내 완성차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사전 계약 대수를 기록함과 동시에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의 사전 계약 대수를 처음으로 뛰어 넘었다.

현대자동차는 전국 영업점을 통해 25일부터 사전 계약에 들어간 아이오닉 5의 첫날 계약 대수가 2만376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9년 11월 출시한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 역대 최다 첫날 사전계약 대수 1만7294대를 무려 6466대 초과 달성한 것이다.

아이오닉 5는 이로써 국내 완성차 모델과 국내 전기차 모델을 통틀어 역대 최다 사전계약 기록(첫날)을 보유한 모델로 등극하며 EV 시대를 이끌어 나갈 혁신 모빌리티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 비중이 약 2.5%인 상황에서 아이오닉 5가 달성한 신기록은 전기차 대중화의 이정표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5가 하루 만에 고객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첨단기술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현대차 최초의 전용 전기차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와 기대감에 부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처음 공개된 아이오닉 5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비롯 새로운 전기차 경험을 선사할 우수한 기술들로 글로벌 미디어와 고객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유수의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의 극찬에 가까운 호평과 유럽에서도 사전 계약물량의 3배가 넘는 1만 여명이 몰리며 하루 만에 '완판'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 미국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는 “현대차만의 디자인과 미래적인 이미지를 갖춰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평했고, 영국자동차 전문지 오토카도 “기존 현대차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전조등과 후미등에 적용된 파라메트릭 픽셀이 이색적이고 “깔끔한 직선 라인이 매력적”이라며 디자인에 호평을 했다.

미디어 호평보다 더욱 실질적인 유럽 소비자들의 행동은 계약금 1000유로(한화 약 136만원)를 내고 진행하는 사전계약자가 1만여명에 이르고, 차량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무려 23만6000건에 달해 초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유럽 고객은 “400/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과 V2L 기능이 제일 기대되고 경험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고, 미국 고객은 “3m의 긴 휠 베이스가 믿기지 않으며 차 안을 정말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현대자동차는 겉과 다르게 속으로는 애타는 상황을 숨기지 못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차랑용 반도체 부족으로 아이오닉 5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감산 계획은 없지만 생산 차질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매주 단위로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점검하고, 재고를 보유한 모델을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3월 1일 삼일전에 현대차 울산 1~5공장 모두 특근을 실시하지 않았다. 현재 부족한 부품은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전선 뭉치)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며 사전계약 기록 갱신까지 이룬 현대차 아이오닉5. 앞으로 아이오닉5의 높은 인기를 받쳐줄 수급이 제대로 이뤄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아이오닉 5의 국내 사전 계약은 롱레인지 모델 2개 트림으로 진행하며, 가격은 기본 트림(익스클루시브)이 5200 ~ 5250만원, 고급 트림(프레스티지)이 5700 ~ 5750만원이다. (전기차 세제 혜택 전, 개별소비세 3.5% 기준) 전기차에 적용되고 있는 개별소비세 혜택(최대 300만원)과 구매보조금(1200만원, 서울시 기준)을 반영할 경우, 롱레인지 기본 트림은 3000만원대 후반의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영란 기자 - comeys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