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 류관형 기자】내년부터 개인 신용 평가 방법이 신용등급제에서 신용점수제로 변경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워은 내년 1월 1일부터 개인 신용 평가 시 신용등급을 산정하지 않고 신용점수만 산정하는 신용점수제로 전면 전환한다고 27일 밝혔다.

금융당국은 신용점수제를 도입하면 정교한 여신심사가 가능해져 신용등급에 따른 획일적 대출거절 관행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저신용 계층의 금융접근성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기관은 1등급부터 10등급까지 구분돼 있는 신용등급에 따라 획일적으로 대출을 거절해 왔다. 예를 들어 신용점수가 신용등급 구간 내 상위에 있는 경우(예:7등급 상위)는 상위 등급(예:6등급 하위)과 신용도가 유사함에도 대출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아온 것. 금융당국은 이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1점에서 1000점까지 신용점수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 불편과 시장혼란 최소화를 위해 지난 1월부터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신용점수제를 시범 실시해 왔다. 현재는 금융회사들이 개인신용평가회사(CB사)에서 제공하는 신용등급을 여신전략에 활용해 왔다.

이러다 보니 금융회사의 신용위험 관리 역량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CB사 신용등급에 따라 획일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CB사는 신용등급을 산정하지 않고 개인신용평점만 산정해 금융소비자 및 금융회사 등에 제공하고, 금융회사는 이를 토대로 리스크 전략 등을 감안해 자체적인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기업(개인사업자)신용등급, 금융회사 내부신용등급 등은 종전과 동일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금융권 신용위험 관리 역량이 제고될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금융회사별 리스크 전략을 세울 수 있어 금융소비자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저신용층의 금융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들도 CB사가 제공하는 신용평점과 누적순위, 맞춤형 신용관리 팁 등을 이용해 자신의 신용도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용카드 발급 기준은 기존 신용등급 6등급 이상에서 나이스신용평가 680점 이상이거나 코리아크레딧뷰로(KCB) 576점 이상으로 바뀐다.

서민금융상품 지원 대상 등과 관련된 법령상 신용등급 기준도 개인신용평점 기준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 지원 대상은 6등급 이하에서 나이스 744점 이하이거나 KCB 700점 이하로, 중금리 대출 시 신용공여 한도 우대 기준은 4등급 이하에서 나이스 859점 이하이거나 KCB 820점 이하로, 구속성 영업행위 해당 기준은 7등급 이하에서 나이스 724점 이하이거나 KCB 655점 이하로 기준이 바뀐다.

금융위는 향후 신용점수제 전환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신용점수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금감원, CB사, 협회 등이 협력해 신속대응반을 운영하는 등 점수제 전환에 따른 금융회사, 금융소비자 등의 애로 발생에 대해 즉각 대응‧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