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 이영란 기자]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브랜드간의 경쟁이 가장 심한 세그먼트 모델은 소형SUV 시장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소형SUV 시장의 가능성을 넘어, 소비자 트렌드가 작은 SUV 모델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있다. 

이런 결과로 현대자동차는 코나와 베뉴를 출시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소형SUV를 선택할 것을 제안하고 있고, 기아자동차도 스토닉과 셀토스, 니로를 포함한 3종의 모델로 시장 트렌드에 답하고 있다. 

여기에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르노삼성의 QM3, 쉐보레 트랙스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여왔고, 뒤를 이어 2020년 1분기 출시한 르노삼성의 XM3, 쉐보레 트레일블래이저도 소형SUV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넣으며 뜨꺼운 반응을 모으고 있다.

수입 소형SUV 시장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16년까지 시장을 이끌었던 푸조 2008과 2017년 이후 수입 소형SUV 시장 판매 1위를 기록중인 지프 레니게이드는 국내 소형SUV와 차별화된 특징과 감성적인 요소로 소형SUV 틈새시장을 채우고 있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소형SUV 모델을 경험할 기회가 있었지만, 지프 레니게이드만 인연이 닿지 않아 시승할 기회를 갖지 못 했다. SUV 대표브랜드인 지프(JEEP)가 그리는 소형SUV를 경험하지 못 해 항상 궁금증에 목말라 있고, 소형SUV 시장 전체를 이야기할 때 지프 레니게이드를 설명할 수 없어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이번 지프 레니게이드 리미티드 2.0 AWD 디젤 모델과 2.4 AWD 가솔린 모델 시승기회는 너무도 기다려졌고, 디젤과 가솔린 모델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경험의 시간였다. 

2년 넘게 기다려왔던 지프 레니게이드 시승기회인만큼 두 모델을 비교하는 시승기와 각 모델을 별도로 느낀 점을 정리하는 시승기를 작성해보겠다. 이번 포스팅에는 두 모델을 비교하는 내용으로 레니게이드 디젤과 가솔린 모델의 특장점을 비교 서술해보겠다.

 

1. 지프 레니게이드 쌍둥이의 같은 듯 다른 인상

이번에 시승한 지프 레니게이드는 작년 4월에 페이스리프트한 모델로, 디젤과 가솔린 모델의 외형 차이는 크지 않은 편이다. 

디테일한 요소에서 차이가 있지만, 지프 브랜드에 관심이 적은 소비자가 봤을 때에는 그 차이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은 수준이다.

먼저, 지프 레니게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지프 고유의 세븐-슬롯 그릴이 특징인 전면부 디자인을 잡아주고, 전면 및 후면램프에 LED를 대거 적용하여 기존 모델보다 반항적인 이미지 속에 세련미를 가미해 디자인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지프의 강인함이 묵직하면서도 귀여움이 녹아있어 작은 악동 느낌도 난다.

시승한 가솔린 모델은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으로 디자인 차이와 함께 색상부터 차이가 있다.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은 새로운 외관 색상인 ‘비키니 매탈릭 클리어 코트(Bikini Metallic Clear Coat)’ 컬러가 특징으로 색은 주변 빛 밝기에 따라 청금색과 청록색으로 빛깔이 나타나며 에메랄드빛 바다가 넘실대는 것처럼 보인다. (20대 한정판으로 동일 가격으로 판매 중이라고 한다)

여기에 자동차 캐리어 전문 브랜드 툴레(THULE)의 루프랙과 수상 스포츠 캐리어를 장착해 서핑과 카약 등의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고객들에게 더욱 희소성 있는 모델로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함께 시승한 디젤모델에도 루프랙이 설치돼 있었는데, 오프로드와 아웃도어 이미지가 강한 지프의 성격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디젤과 가솔린 모델의 또 다른 차이점으로는 헤드램프의디자인 차이가 있는데, 가솔린 모델은 중심에 위치한 램프를 중심으로 지프 고유의 X자 모양으로 빛이 발산된다면 디젤 모델은 주간들이 원형 테두리를 밝히며 중앙램프를 보호하는 형상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솔린 디자인이 지프 본연의 아이덴티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디젤 모델의 디자인은 레니게이드의 주 타깃인 2030 젊은 층이 선호하는 앙증맞으면서도 강렬한 이미지가 담겨 개인취향의 문제로 보인다. 

 

2. 확연히 다른 퍼포먼스, 기존의 지프는 잊어라.

같은 파워트레인을 적용해도 어떤 세그먼트의 모델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퍼포먼스는 달라진다. 반대로 같은 플랫폼에 파워트레인 속 엔진을 디젤과 가솔린으로 구분하면 성격이 완전 다른 차가 된다. 

제원 속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비슷하다고 하여도 가솔린 특유의 엔진음을 내며 후반부로 갈수록 늘어나는 폭발력으로 치고 나가는 모델과 초반부터 토크 힘으로 강렬하게 반응하는 디젤엔진의 퍼포먼스는 앙칼진 모습의 차이를 보인다.

지프 레니게이드 두 모델을 약 200km 정도 번갈아 시승해 본 결과, 운전을 할 수록 확연히 다른 차라는 걸 소리부터 움직임으로 알 수 있었다. 

경험한 가솔린모델은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3.5kg·m의 2.4L 멀티 에어2 타이거 샤크 가솔린엔진(AWD), 디젤모델은 최고출력 170 마력, 35.7kg·m의 2.0L 터보 디젤엔진(AWD)이 탑재되었는데, 최고출력이 비슷한데 토크차이가 크므로 디젤의 성능이 초반부터 얼마나 치고 나가려고 할 지 상상이 되리라 판단된다.

개인적으로 평일 강남에서 임진각을 왕복 시승하면서는 지프의 성격이 더 느껴지고, 초반 반응이 조금 늦긴하지만 달리는 재미가 있던 가솔린 모델에 조금더 애정이 갔다. 매력이 확실히 다른 모델이지만, 둘 중에 선택하라면 가솔린을 고를 거 같다.

가솔린 선택이유는 운전의 재미 외에도 도심과 고속 주행에서 약 14km/l(도심 10.4km/l, 고속 15.6km/l)대의 연비를 보인 가솔린 모델이 디젤의 연료효율성에도 결코 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3. 레니게이드만의 매력 요소

지프에서는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표현으로 레니게이드에 자신감을 표현한다. 

레니게이드는 소형 SUV이지만 다양한 주행보조 및 편의사양들이 대거 적용되었다. 대표적으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어드밴스드 브레이크 어시스트와 차선유지 시스템이 있고, 앞좌석 열선시트, 열선 스티어링휠 등 운전자 편의사양도 눈에 띈다. 

여기에 디젤모델은 지능형 4x4 시스템인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로우(Jeep Active Drive Low) 시스템이장착되어 고속주행 시 차체 흔들림을 최소화 해주며, 특히 동급 최초로 로우-레인지 기능이 적용되어 20:1의 크롤비(crawl ratio)를 통해 동급 최강의 험로주파력을 제공한다. 

가솔린모델에서 볼 수 없는 기능이라 디젤 모델을 고민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코너링 시에 오버스티어가 발생해 생각보다 차량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개인 운전성향일 수도 있으나, 디젤과 가솔린 모델 둘 다 비슷한 반응이 난 부분이라 레니게이드의 특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한 건 레니게이드 모델은 SUV 명가 지프에서 자신있게 선보인 소형SUV 모델이라는 점이고, 그런 자심감과 특징을 짧은 시승으로도 느낄 수 있던 모델이다.

특히, 지프 브랜드가 전하는 감성적인 요소와 디자인 매력만으로도 레니게이드를 고민해야 할 이유가 보였다. 단지, 경쟁 소형SUV 모델에 비하여 가격대가 조금 높은 편이라 선택할 수 있는 세그먼트 폭이 넓어지지만, Jeep만이 전할 수 있는 장점이 명확한 모델이기 때문에 꼭 경험해보길 바란다.

아웃도어 활동과 오프로드 드라이빙을 즐기는 소비자에게는 고민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가격은 터보디젤 리미티드 하이 2.0 모델은 4330만 원이고, 가솔린 리미티드 2.4 AWD 모델은 399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