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금융위원회가 4일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새로운 금감원장을 내정한 것은 김기식 전 금감원장이 취임 14일 만에 불명예 퇴진한지 18일 만이다.

김 전 금감원장은 ‘5000만원 셀프 후원’이 위법하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결론에 따라 사퇴했다. 금융위는 윤 내정자에 대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금융 감독 분야의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윤 내정자는 한국금융학회 회장, 한국 재무학회 회장 및 주요 금융회사 사외이사 등의 활동을 해온 개혁 성향이 강한 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또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 및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 등도 역임했다. 공공 금융정책 부문도 잘 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금융권에서는 윤 내정자가 금융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윤 내정자 앞에는 당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게 놓여 있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취업비리 의혹으로 취임 6개월 만에 물러났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역대 최단기간에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금감원장 두 명이 제대로 일도 해보지 못한 채 물러난 것이다.

문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아 벌써 세 번째 금감원장이다. 이러니 금감원 분위기가 어수선 할 수밖에 없다. 당장 금감원 권위를 되살리면서 이러한 내부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 작년 말부터 불거진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을 마무리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그런 가운데서도 금융위원회와의 관계 또한 원만하게 조율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제일 수밖에 없다.

윤 내정자는 그동안 금융개혁 설계자이자 조언자의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금융개혁의 진두지휘해야 하는 입장이다. 여러 난관을 직접 해결해 나가야만 한다. 현실의 벽이 만만치야 않겠지만 금융개혁이 지지부진하면 그만큼 우리 경제에도 부담이 된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금융 감독 분야의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적임자라는 평가에 걸맞은 적극적인 금융개혁 행보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