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작년 관광수지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2001년 이후 17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관광수입은 133억2370만 달러로 전년보다 22.5% 줄어든 반면 해외여행에 따른 관광지출은 14.3% 증가한 270억7290만 달러에 달했다. 이로써 작년 관광수지 적자는 137억4920만 달러를 기록, 전년보다 무려 111.9%나 늘어났다.

사실 이 같은 대규모 관광수지 적자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지난 2016년 7월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를 결정한 이후 중국이 보복 수단으로 중국 관광객의 방한을 막아왔기 때문이다.

이는 작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 관광객이 전년보다 48.3%나 감소해 416만9353명에 그쳤다는 점만 보더라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작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22.7% 감소한 1333만5758명에 머물렀다.

지난 20여년 간 개방 정책으로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룬 중국에서는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우리 관광업계도 이러한 영향으로 성장세를 키워왔다. 중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 가운데 관광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관광업계가 경제 성장으로 씀씀이가 커진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매달렸다. 그것이 한순간에 막히니 결국 탈이 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이런 대규모 적자 규모를 대폭 줄어든 유커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여행 또한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작년 출국자는 2649만644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8.4% 증가했다. 올 설 연휴 해외여행만 하더라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최장 10일에 달했던 작년 추석 연휴에는 해외여행객으로 인천공항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뤘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우리의 해외여행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관광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외국 관광객을 유치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 결국 외국인 관광객이 좋아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 구축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지금과 같은 서울 등 대도시 중심의 관광을 지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관광 인프라에 대한 보다 정교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 여름휴가가 7월말과 8월초에 몰린 것도 재검토해 4계절 관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광산업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정부는 이점을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