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신문】현대자동차가 4일 서울~평창 간 고속도로 190㎞ 구간을 자율주행 하는데 성공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우리의 자율주행 차량 기술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동원된 차량은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3대, 제네시스G80 2대 등 모두 5대였다.

이들 차량에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 자율주행 기준 4단계 기술이 적용됐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이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무인자동차인 5단계 바로 전(前)단계다. 그렇지만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주행하는 단계이기에 일반적으로 ‘완전 자율주행’으로 분류한다.

이날 5대 모두는 다른 차량이 끼어들어도 별문제 없이 안전하게 주행했다. 최고 시속 110㎞까지 달리며 추월도 무난하게 해냈다고 한다. GPS(위성항법장치) 신호가 끊기는 터널도 정밀지도와 센서 등을 통해 무사히 통과했다.

요금소에 진입하자 스스로 속도를 줄였다. 돌발 상황에만 주의하면 되는 운전자는 창문을 열고 사진을 찍기까지 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로 자율주행을 해냈다는 것이다.

지금 세계 자동차 업계는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뿐만이 아니다. 구글과 같은 IT업체들도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사운(社運)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 차량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요동을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일 현대차의 자율주행 수소차를 시승한 뒤 2022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차량이 상용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자동차산업 발전위원회를 범국가적 위원회로 구성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번 현대차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성공은 그동안 일부 구간에서 제한적으로 운행됐던 점과 비교하면 진일보한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통신 분야는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를 구동시킬 수많은 센서와 인공지능 기술은 아직 세계적 수준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군다나 법과 제도를 고치기 위한 노력도 미흡하다. 현행 도로교통법대로라면 자율주행은 불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단적인 예다. 도로 등 자율주행 관련 인프라 구축도 시급하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자율주행차가 우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