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경제/논평] 이명박 대통령 취임 2주년 평가 브리핑에서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 거의 30여년 만에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국민적 자신감을 되찾은 일이 가장 중요한 성과”라며 경제위기 탈출, G20 정상회담 유치를 예로 들고 UAE 원전 건설 수주와 동계올림픽의 기적 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며 자화자찬에 열을 올렸다.

다른 건 몰라도 선수들이 인내의 고통 속에서 땀으로 빚어낸 성과를 대통령의 공으로 돌리는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의 모습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낯부끄러운 모습이다. 정치인이 야구장에서 시구만 해도 호된 꾸지람을 듣는 사회적 분위기는 아랑곳 않는 청와대의 행태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청와대와 여당은 공치사에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날선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이 그렇게 자부하는 경제살리기에 대해서도 모 방송사의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국민 10명중 5명이 MB정부 2년간 잘한 경제정책이 없다고 대답했다는 것을 보면 그 자랑이 공치사였음을 알 수 있다. 말로는 사회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계층·지역·세대간 갈등과 분열을 가속시켰으며, 부자감세로 인해 서민복지예산은 축소되었고, 사회양극화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2주년에 즈음해 경제 회생과 교육 개혁을 집권 중반기 핵심 목표로 세웠다고 한다.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경제 회생은 대통령의 당연한 책무라 할 수 있다. 최근 잇따라 보도된 교육계 비리와 관련 교육 개혁을 목표로 세운 것은 잘했다고 볼 수 있지만 손봐야 할 곳은 교육 분야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취임 2주년 당일인 25일 성과달성을 위해 명의를 도용, 지도장을 허위로 발급한 경찰관 430명이 적발됐다는 뉴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패 관련 뉴스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의 2009년도 부패인식지수는(Corruption Perception Index, CPI)는 5.5점으로 브루나이 오만과 공동 39위에 머물렀다. 이 수치가 무엇을 뜻하는지 이 정권이 더 잘 알 것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국가청렴위원회에서 축소 격하, 통폐합된 국민권익위원회의 책임이다.

이 정권과 마찬가지로 출범 2주년을 맞는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이 수치를 두고 “CPI 국가순위가 상승한 것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반부패, 청렴 정책이 국제사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사회 전반에 청렴문화가 확산된 결과”라며, 전년도 5.6점에서 2003년 이후 첫 하락세를 보인 국가청렴도를 후안무치하게 왜곡했다.

이는 자화자찬으로 취임 2주년을 맞은 이 정권의 모습과 너무도 닮은 모습이다. 1일 1현장 방문이라며 치적 쌓기에 매달려 온 이재오 위원장을 보고 있자면 해외 순방에 목을 매는 이명박 대통령과 너무나 닮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와 관련된 사회전반적 분위기 전환의 필요성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이미 선진국은 세계경제위기에서 보여준 모랄 해저드를 지적하며 책무성과 투명성 등 도덕성 기준을 도입하고 있는데, 아무리 원전을 수주하고 G20정상회담을 유치한다 한들 부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 정권이 입술이 부르트도록 부르짖는 선진국 진입은 요원하기만 하다.

한국투명성기구는 취임 2주년을 맞은 이 시점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에게 사회 전반적 부패 문제에 대한 해결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2010년 2월 26일

자료: 한국투명성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