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의 대외채무 지급보증 조건으로 중소기업 대출 확대와 함께 임원 연봉 삭감을 요구했다. 미국에서도 월가의 연말 보너스가 대폭 삭감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기로 빈사상태에 빠진 월가를 국민 세금으로 살려낸 만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경영진의 경우 연말 보너스가 작년에 비해 60~70% 정도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도 이보다는 덜 하지만 예외 없이 보너스 봉투가 얇아질 전망이다.

사실 IMF 당시 우리의 은행들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즉 국민이 낸 세금으로 기사회생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은행원들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길거리로 쫓겨나야 했다. 불과 10여년전의 일이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스톡옵션을 포함한 임원들의 연봉은 국민들의 시각에 지나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악화되면서 건전성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은행 스스로가 결단을 내려야한다. ‘눈물의 비디오’를 벌써 잊어서는 안된다.